잘 나가던 수입차, 경기 침체·금리상승에 '급브레이크' [이슈속으로]
그동안 코로나·반도체 수급난에도
꾸준히 성장하다 올들어 ‘뒷걸음질’
11월까지 25만9325대 판매 그쳐
2023년 내수 30만대 목표 달성 힘들어
국산차 품질 고급화·신차출시 영향도
벤츠·BMW 치열한 1·2위 다툼 속
볼보·렉서스 성장세 가팔라 ‘눈길’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은 159만6004대이며, 이 가운데 수입차는 25만9325로 16.2%를 차지했다. 수입차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만9472대에 비해 3.8% 줄어든 것이다. 전체 내수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7%에서 1.5%포인트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국산차(현대차·기아·한국GM·KG모빌리티·르노)가 133만667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125만3656대)보다 6.6%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수입차는 국내에서 꾸준히 성장해왔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를 제외한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2019년 24만4780대, 2020년 27만4859대, 2021년 27만6146대, 2022년 28만3435대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24만3811대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도 꺾지 못했던 수입차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은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구입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할부나 리스 구매 비중이 높아 고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
최근 몇 년 동안 소비자들의 고급차 선호에 따라 다양한 해외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에 새로 들어왔지만 수입차가 너무 많아지며 정체기가 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입차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국내에서 경쟁하는 수입 브랜드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1, 2위를 다투며 국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벤츠와 BMW의 11월 점유율은 각각 28.97%, 28.42%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1년 전 점유율(각각 27.40%, 25.54%)에서 확대된 수치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벤츠는 6만8156대, BMW는 6만9546대를 판매하며 두 회사의 판매량은 1390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렉서스는 올해 5위로 수직 상승하며 극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렉서스는 올해 1∼11월 1만2191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6534대)에서 86.6% 증가했다. 도요타 역시 같은 기간 7602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에 비해 30.6% 증가했다. 한·일 관계의 냉기류가 풀리고 도요타는 올해 하이브리드차(HEV)를 중심으로 신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며 판매량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줄곧 성장만 이어오던 수입차 시장에 대한 저항도 생겼고 국산차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숨고르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 8000만원 이상의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하는 등 규제가 시작되며 고가 수입차 판매량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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