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단골 많고 자주 찾는 곳인데"…목욕탕서 3명 감전사 참변

이주형 2023. 12. 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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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에는 인근 주민들이 반상회를 할 정도로 붐비는 곳인데믿을 수가 없습니다."

24일 오전 여탕 내 전기 감전으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목욕탕 앞은 이른 아침부터 모인 주민과 조사 당국의 발길로 어수선했다.

앞서 이날 오전 5시 37분께 이 목욕탕 여탕 내 온수탕 안에 있던 A·B(이상 71)·C(70)씨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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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사용 승인된 노후 건물…6월 전기안전 점검 땐 '이상 없어'
주민들 '황망'…곳곳에 위험 방치 흔적도
폴리스라인 설치된 세종시 목욕탕 (세종=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24일 오전 목욕탕 여탕 내 감전 사고로 사상자 3명이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3.12.24 coolee@yna.co.kr

(세종=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주말 아침에는 인근 주민들이 반상회를 할 정도로 붐비는 곳인데…믿을 수가 없습니다."

24일 오전 여탕 내 전기 감전으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목욕탕 앞은 이른 아침부터 모인 주민과 조사 당국의 발길로 어수선했다.

주민들은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목욕탕 정문 앞 주변에서 경찰과 전기안전공사 직원 등 현장 조사반의 출입을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봤다.

이날 오전 10시께 목욕을 하러 왔다가 사고 소식을 들은 성모(55·여) 씨는 "수십 년 단골도 많아서 얼굴만 봐도 누군지 아는데 아는 분이 아닐까 걱정된다"며 황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고가 난 목욕탕 건물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39년 전인 1984년 12월 사용 승인됐다.

지하 1층은 여탕,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모텔로 사용됐다.

세종시에 따르면 해당 목욕탕은 지난 6월 전기안전 점검을 받았고, 당시 별다른 적발 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평소 목욕탕을 자주 찾았던 주민들은 건물이 워낙 노후화한 탓에 누전이나 화재 등 사고 위험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건물 측면에 부착된 배전함 밖으로는 일부 전선과 고무관 등이 삐져나온 채 방치돼 있었다.

지상에는 지하에서 발생한 연기 등을 배출하는 굴뚝형 환풍기 5대가 설치돼있었지만, 1대는 완전히 굽어져 작동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모텔로 이어지는 후문 계단 옆에는 사용승인 이후 증축된 것으로 보이는 컨테이너 건물이 붙어있었는데 목욕탕 가동에 필요한 히트펌프 등 각종 설비와 관, 등유 탱크 등이 외부에 노출돼 있었다.

폴리스라인 설치된 세종시 목욕탕 (세종=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24일 오전 목욕탕 여탕 내 감전 사고로 사상자 3명이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3.12.24 coolee@yna.co.kr

3일 전에 이곳에서 목욕했다는 한 주민은 "천장이며 벽면이며 곳곳에 금이 가고 깨지고, 건물 외부 배전함에는 전선이 삐져나온 곳도 있다"며 "전선 문제로 불이 나지는 않을까 불안했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82) 씨는 "탕 안에서 감전당할 만한 위험 요소는 특별히 없었던 것 같지만 건물 자체가 워낙 오래됐다. 실내에는 전기 콘센트도 많고 보일러실도 따로 있기도 해서 건물 자체 전선 설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5시 37분께 이 목욕탕 여탕 내 온수탕 안에 있던 A·B(이상 71)·C(70)씨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 전기안전 공사 등은 전기가 온수탕 안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정밀 감식을 통해 누전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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