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민들레로 만든 자동차? 바이오 소재로 만든 ‘탄소중립차’ 등장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325)

황계식 2023. 12. 2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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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는 내연기관차 기준으로 전체 소재의 17%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관련 업계에서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의 사용을 늘리고, 바이오 소재를 쓰는 등 환경친화적인 부품을 적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사례를 살펴보고, 자동차에 이용되는 친환경 소재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아마 섬유로 만든 고성능 합성 소재
식물 섬유로 만든 합성 소재. 출처=비컴프(bcomp)
 
비컴프(bcomp)는 천연 섬유를 기반으로 고성능 경량 소재를 개발하는 스위스 기업으로, 아마(flax) 섬유 기반의 합성 소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소재를 자동차에 적용하면 일반 플라스틱 부품과 비교해 최대 50% 가벼우면서도 플라스틱을 70% 적게 사용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2%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아마 섬유로 만든 합성 소재가 적용된 자동차. 출처=볼보(Volvo)
 
스웨덴의 볼보 자동차는 전기차 콘셉트 모델인 ‘콘셉트 리차지’에 이 아마 소재를 썼습니다. 

차량 내부의 하부 수납공간, 헤드 레스트(자동차 시트 윗부분의 머리 받침대) 뒤쪽과 발판 등은 물론, 심지어는 프런트와 리어 범퍼, 실몰딩 등 차량 외부에도 적용했는데요. 

볼보의 디자인 총괄자는 아마 합성 소재를 자동차 내·외부에 활용함으로써 ‘탄소 발자국’을 큰폭으로 줄이고, 친환경적이면서도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표현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민들레로 만든 타이어
민들레를 원료로 만든 타이어. 출처=콘티넨탈(Continental)
 
민들레로 타이어를 만들 수 있다면?

2010년 독일의 프라운 호퍼 교수는 어느날 민들레를 꺾었는데, 거기서 흘러나오는 흰색 점액이 고무 성분이란 점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민들레를 이용한 고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콘티넨탈(Continental)은 이 민들레 고무를 ‘타락사고무’(Taraxagum)이라 칭하고, 타이어 소재로써 사용하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며 생산과 시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무 나무는 열대 기후에서만 자라고 수확하는데 약 7년이 걸리지만, 민들레(바로 위 사진)는 6개월마다 수확할 수 있으며 적응력도 훨씬 뛰어난 식물입니다. 기존 천연고무의 추출 방식이 과도한 살충제와 지하수 사용, 고무 나무 생산을 위한 벌목 등으로 자연환경을 위협했단 점에서 민들레가 대체재로 떠오른 셈이죠.

민들레 고무는 고무 나무와 비교했을 때도 거의 동일한 품질 수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고무 타이어 대비 최대 40%까지 무게를 절감할 수 있으며, 타이어의 저항을 줄여 주행거리를 약 6% 향상시킬 수 있어 탄소 감축에 기여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칼립투스 나무 인테리어
유칼립투스 나무가 적용된 자동차 인테리어. 출처=BMW
 
BMW ‘i3’의 내부 트림(장식)에 쓰이는 나무는 국제삼림관리협회(FSC·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인증받은 유칼립투스입니다. 
유칼립투스는 화학 물질로 표면을 마무리하는 우드 소재와 달리 자연적 내습성이 뛰어나 화학 물질 없이도 부드러운 질감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유칼립투스(바로 위 사진)는 이산화탄소를 잘 흡수하면서 성장 또한 빠르기 때문에 대안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BMW에 따르면 유칼립투스를 키우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를 벌목해 내장재로 가공한 뒤 고객에게 차량을 전달할 때쯤이면 원래 벌목했던 나무보다 더 크게 자라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파인애플·선인장으로 만든 차량 시트
파인애플 가죽 이미지. 출처=etsy.com
 
파인애플 잎사귀는 질기고 유연한 특성으로 식물성 가죽 소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피나텍스(Pinatex)’라 불리는 파인애플 껍질 가죽은 일반 동물 가죽 무게보다 25% 가볍고 가격도 30% 정도 저렴해 자동차 시트에 쓰이고 있습니다. 
선인장 가죽 시트를 사용한 메르세데스 벤츠. 출처=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AG
 
선인장 원료로 만든 식물성 가죽인 ‘데저텍스(Deserttex®)’ 또한 피나텍스와 함께 자동차에 활용되는 대표 식물성 가죽인데요. 바이오 기반 폴리우레탄 매트릭스를 선인장 섬유와 함께 미분화해 생산한다고 합니다. 

무두질이 필요 없고 재활용과 생분해도 돼 합성 가죽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5% 감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채꽃·아마 씨앗으로 만든 식물성 도료
식물성 바이오 오일 도료가 사용된 ‘아이오닉5’. 출처=현대자동차
 
이밖에도 자동차 시트 가죽을 염색할 때 아마 씨앗에서 추출한 오일을 사용하거나 유채꽃,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을 이용한 페인트로 도어 트림(문짝)과 도어 스위치, 크래시 패드(머리의 상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종석이나 기내의 모서리 받침대 또는 쿠션)를 칠하는 등 친환경 식물성 오일도 자동차 제조 공정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야에 대체 소재가 활용되고 있었다는 사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친환경은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한화솔루션도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친환경 바이오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폐식용유와 팜유 등에서 유래한 식물 성분을 활용해 바이오 PVC를 만들고 있습니다.

창틀과 바닥재, 벽지 등 PVC가 쓰이는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집에서도 친환경 소재를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한화솔루션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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