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한동훈의 언어 ‘국민’에서 ‘시민’으로... “미국식 정치 언어”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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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가 내년 4·10 총선을 100여일 앞둔 오는 26일 '정치인'으로 공식 데뷔한다.
24일 세계일보가 한 지명자의 제69대 법무부 장관 취임식과 퇴임식 연설문을 비교한 결과, 한 장관은 2022년 5월17일 취임식 당시 '국민'이라는 단어를 19번 사용한 반면 지난 21일 법무장관 퇴임식에서는 '국민'이란 언급은 2번으로 줄었고, 이를 대신해 '시민'이란 단어를 새롭게 3번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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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인 연상, 오천만의 언어 주목”
기존 보수와 다른 정치문법 보일까 관심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가 내년 4·10 총선을 100여일 앞둔 오는 26일 ‘정치인’으로 공식 데뷔한다. 그는 최근 법무부 장관 퇴임 직전 대구·대전·울산을 순회하며 본격적인 정치 언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지명자의 단어가 미국식 정치를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료’라는 단어는 한 지명자가 지난해 취임사에서 ‘동료 공직자’를 언급하며 이미 사용한 바 있다. 이는 이전 법무부 장관들의 취임사에 나왔던 ‘존경하는 법무가족 여러분’과는 다른 표현이다. 앞선 68·67·66대 법무장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나 추미애 전 의원, 조국 전 민정수석은 모두 취임사에서 ‘존경하는 법무가족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지명자가 ‘국민’보다 ‘시민’이란 단어를 쓴다는 것을 유심히 봐야한다“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가 연상된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My fellow citizens(동료 시민 여러분)’라는 말로 취임 연설을 시작했다. 이는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001년 취임 연설에서도 사용했던 표현이지만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쓴 ‘fellow Americans’와는 다른 어감의 표현이다.
이 관계자는 “‘시민’은 그동안 민주 진영의 언어였다. 보수당은 주로 ‘국민’과 ‘동지’를 사용해 왔다”며 “여의도 사투리가 아닌 오천만의 언어를 쓰겠다는 한 지명자가 이 같은 단어를 쓴 점이 신선했다. 앞으로 당 운영도 이런 인식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신지호 전 의원은 2001년 한 언론 기고문에서 "구 보수가 친국가였다면 신 보수는 친시민이어야 한다"며 "시민이라는 소중한 이름을 좌파가 독점하게끔 방치한 과오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서 보수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상명하복, 위계질서, 가부장주의, 꼰대 등 부정적인 것들이 많다"며 "이제 보수는 시민자치수호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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