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alk][시승기]알겠다, 왜 LPG트럭이 대안으로 떠올랐는지

김형준 2023. 12. 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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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봉고3 LPG터보' 타보니
13일 경기 의정부시 한 LPG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기아 봉고3 LPG 차량. 김형준 기자
기존 액화석유가스(LPG) 트럭엔 치명적 단점이 있어요. 짐 싣고 달리는데 '힘'이 없어요. 그게 보완됐다면 기대할 만하죠.
이종길 SK가스 장암충전소장

'소상공인의 발'로 여겨졌던 1톤(t) 트럭 시장이 새 시대를 맞는다. 바뀐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정부가 내년부터 소형 택배화물차 등에 대한 경유차 신규 등록을 금지하고 현대차와 기아는 디젤 트럭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면서다. 한국일보가 저탄소 트럭의 선두주자 전기 1t 트럭(포터 일렉트릭)과, 또 하나의 대안으로 꼽히는 LPG 1t 트럭(봉고3 LPG)을 타보고 각 모델의 비교 우위를 따져봤다.

13일 만난 경기 북부지역 LPG 충전업체 관계자들은 지난달 현대차(2024 포터2)와 기아(봉고3 LPG터보)가 출시한 LPG 1톤(t) 트럭의 부활 조건으로 '힘'을 꼽았다. 대차가 2003년 LPG 1t 트럭 생산을 중단했던 가장 큰 이유가 '힘 없고, 충전이 번거로운 트럭'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란다. 경제적 모델이라 해도 힘과 주유 접근성에 크게 앞선 디젤(경유) 트럭에 완패, LPG 업계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이날 봉고3 LPG의 시동 버튼을 누를 때부터 'LPG 차를 탔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옛 LPG 차량처럼 겨울철 차 키를 반 정도 돌려 LPG를 유입시킨 후 시동을 거는 작업은 필요 없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동 버튼을 누르자 2, 3초 동안 꿀렁임이 느껴진 뒤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행한 뒤부터는 힘에 대한 걱정은 싹 사라졌다.


최대 약점으로 꼽힌 '힘' 갖췄다

기아 봉고3 LPG 모델의 내부. 김형준 기자

서울 광진구(어린이대공원역)에서 경기 의정부시(경기북부경찰청)까지 약 38㎞, 의정부시에서 서울 중구까지 약 39㎞에 달하는 거리(약 77㎞)를 주행하는 동안 속도가 높아져도 시끄럽지 않았고 동부간선도로에 올라 가속을 해보니 디젤 트럭 못지않은 안정적 출력이 돋보였다. 짐을 싣지 않은 상태였다지만 힘이 결정적 단점으로 여겨졌던 과거의 오명은 벗기 충분해 보였다.

힘을 키운 비결은 한층 좋아진 엔진이다. 이날 시승한 봉고3에는 스마트스트림 LPG 2.5 터보엔진이 들어 있어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5단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59마력, 30.0㎏f·m이라는 게 기아 측 설명이다. 6단 수동변속기 기준으로는 138마력, 26.0㎏f·m으로 디젤 모델과 비교해 각각 18%와 4%가량 향상된 출력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포터2에도 같은 사양의 터보엔진이 들어 있다.

전기 트럭 구매를 망설였던 이들의 고민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대목은 역시 충전 시간. 새로운 LPG 트럭에는 94L 용량의 탱크(실제 충전용량은 75L)가 장착된 데다 연비도 모델에 따라 L당 6.5~7㎞로 개선, 1회 완충 시 주행 거리는 최대 525㎞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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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이면 충전 OK,실내 편의도 한층 개선

13일 경기 의정부시 한 LPG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기아 봉고3 LPG 차량. 김형준 기자
전기냐, LPG냐…저탄소 1톤 트럭 비교 시승해보니

이날 시승거리(약 77㎞)를 소화하면서 충전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고 설령 연료가 바닥나더라도 3분 정도면 완충에 다다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주유소나 전기차 충전소만큼 충전 접근성이 좋지 않지만 집에서 가장 가까운 충전소나 운행 중 충전소가 보일 때마다 미리미리 충전해 놓는 습관만 갖춘다면 연료가 떨어져 곤란을 겪을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 내부에도 운전자가 좀 더 편하게 운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기아는 봉고3를 출시하며 △동승석 에어백 △키홀 조명 △오토 라이트 컨트롤 등의 기능을 모든 트림에 적용했고 최상위 트림에는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후방모니터 △C타입 USB 충전 단자를 기본으로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경제성 또한 디젤 트럭에 비해 다소 나아진 모습이다. 현대차·기아 측은 "신형 LPG 트럭들로 연간 약 70만 원의 유류비를 절감(1만8,000㎞ 주행 기준)할 수 있으며 미세먼지와 질소 산화물 배출량을 줄여 하이브리드 차량과 동등한 수준의 친환경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운행하던 디젤차를 폐차하고 LPG 트럭을 사면 최대 900만 원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도 LPG 트럭 전환에 힘을 보탠다.

의정부=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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