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억 이상 안 돼" 양키스, 'ML 한 번 안 뛴' 日 투수보다 '사이영 에이스' 자존심 더 중요했다

김동윤 기자 2023. 12. 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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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ESPN 공식 SNS
게릿 콜./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 뉴욕 양키스가 FA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펄로스)를 놓쳤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없는 모양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2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양키스는 LA 다저스가 야마모토에 3억 2500만 달러(약 4235억 원)의 금액을 제시하자, 더이상 어울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선 22일 MLB.com, ESPN, SNY 등 다수 미국 현지 매체로부터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이닝 보너스(계약금) 5000만 달러(약 650억 원)에 6년 후, 8년 후 총 두 번의 옵트아웃 조건이 포함된 계약으로 선수 입장에서는 최대한 받아낸 금액이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야마모토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 계약금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다저스는 2024년에 야마모토에게 계약금 전액을 지급할 예정이며, 세금 절감액은 720만 달러(약 9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NY에 따르면 다저스, 양키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차 후보군으로 추려진 상황에서 최종 후보는 양키스와 다저스였다. 뉴욕 메츠는 가장 먼저 3억 2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제안하고,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일본까지 직접 날아가 식사했음에도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양키스는 디퍼 금액 없이 5년 후 옵트아웃 조건이 포함된 10년 3억 달러를 최종 조건으로 제시했다. 다저스처럼 계약금 5000만 달러도 보장하지 않았다. 대신 연 3000만 달러(약 391억 원)로 연 2708만 달러(약 353억 원)에 해당했던 다저스보다 연평균 금액이 높은 조건이었다. 이후 다저스와 메츠가 계약 총액을 올린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양키스는 끄떡하지 않았고, 그대로 야마모토는 다저스로 향했다.

헤이먼에 따르면 이유는 3가지였다. 첫째 양키스는 야마모토에 대해 "3억 달러(약 3909억 원)가 올바른 제안"이라 생각했다. 그 이상은 오버페이라고 느꼈다는 이야기다. 올해 야마모토는 2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 164이닝 34사사구(28볼넷 6몸에 맞는 볼) 169탈삼진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최다 탈삼진, 승률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4관왕을 달성하고 사와무라상도 3년 연속 수상했다. 1994~1996년 스즈키 이치로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일본프로야구(NPB) MVP를 수상한 3번째 선수였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AFPBBNews=뉴스1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오릭스 버펄로스 구단 공식 SNS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폭스 스포츠 SNS

확실한 실적을 낸 만큼 평가도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도 안 뛴 선수치고 매우 높았다. 포스팅 초반만 해도 2억 달러(약 2606억 원)로 점쳐지던 예상 금액이 3억 6000만 달러(약 4691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CBS스포츠는 야마모토의 MVP 수상을 전하면서 "그는 메이저리그 팀에 한 번도 오지 않았지만, 세계 최고의 투수다. 재능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꾸준히 야마모토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훌륭한 무기를 높은 수준의 제구력으로 구사한다는 점이다. 시속 90마일(약 144.8㎞) 중반의 직구를 던지면서 헛스윙 유도율이 높은 스플리터와 고속 커브로 직구를 보완한다. 이 모든 구종이 올 시즌 최소 65%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키 178㎝로 체구가 작고 스플리터를 구사해 부상 위험이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나카 마사히로(35·라쿠텐 골든이글스)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도 3억 달러보다 적은 금액을 받고 왔음에도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과연 몸값에 어울리는 성적을 낼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양키스는 야마모토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 대신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것을 보여준 팀 에이스 게릿 콜(33)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쪽을 선택했다. 헤이먼은 "양키스는 그 누구도 콜보다 더 큰 계약을 따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양키스의 입장을 전했다.

게릿 콜. /AFPBBNews=뉴스1
게릿 콜./AFPBBNews=뉴스1

콜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해 통산 300경기 145승 75패 평균자책점 3.17, 1859이닝 2152탈삼진을 기록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다. 2020시즌을 앞두고 양키스와 당시로서 메이저리그 투수 FA 역대 최고액인 9년 3억 24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양키스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면서 4년 차인 올해는 33경기 15승 4패 평균자책점 2.63, 209이닝 222탈삼진으로 커리어 첫 만장일치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양키스 투수의 사이영상은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6번째로 1958년 밥 털리와 1961년 화이티 포드(이상 메이저리그 통합), 1977년 스파키 라일, 1978년 론 기드리, 2001년 로저 클레멘스(이상 아메리칸리그) 이후 22년 만의 수상이었다.

콜 개인에게도 뜻깊은 것이어서 리그 정상급 투수임에도 그동안 상복이 없었다. 2015년 피츠버그에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4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 3인에 올랐으나, 2등에 그쳤다. 양키스로 이적해서도 2021년 16승 6패, 평균자책점 3.23으로 다승왕을 차지했으나, 또 2등에 머물렀다. 하지만 데뷔 11년 차인 올해 마침내 최다 이닝, 평균자책점, 승률 부문 리그 1위를 마크하면서 마침내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다.

올해 양키스는 21세기 들어 가장 낮은 승률(0.506·82승 80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를 기록했다.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양키스에 콜의 사이영상은 큰 위안이었다. 양키스는 그런 '현재 에이스' 콜의 자존심을 더 중요시하면서 차세대 에이스 후보를 떠나 보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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