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커플 축복? 교황이 틀렸다”…아프리카 주교, 공개 항명한 까닭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12. 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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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동성커플을 죄로 여겼던 의견을 뒤집고 축복해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자, 일부 주교들이 이를 따르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아프리카 등 일부 카톨릭 주교들이 지난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거슬러 동성커플에게 축복을 허용하는 새 바티칸 정책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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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새 바티칸 정책 혼란
동성애자 종신형 처벌 가능한 잠비아 등
아프리카·폴란드· 보수적 지역서 반발 커
폴란드 주교회 “남녀 간의 결합만 결혼”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이 동성커플을 죄로 여겼던 의견을 뒤집고 축복해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자, 일부 주교들이 이를 따르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아프리카 등 일부 카톨릭 주교들이 지난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거슬러 동성커플에게 축복을 허용하는 새 바티칸 정책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이들 주교는 새 바티칸 정책도 결국 결혼은 남녀 간 결합이라는 것을 재확인 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AP통신은 동성커플 축복 여부를 두고 보수적인 가톨릭 지도자들과 교황청이 양극화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교회를 성소수자에 더 친근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노력이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반발이 심한 곳은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는 신자만 2억6500만명으로 전 세계 카톨릭신자 13억명 중 약 25%가 살고 있는 곳이다. 아프리카는 아직 동성애가 비난의 대상이거나 불법화된 사회다.

AP통신이 인용한 인간존엄신탁(휴먼 디그니티 트러스트)에 따르면, 아프리카 54개국 중 31개 국가가 동성애를 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세계 다른 대륙보다 가장 보수적이다. 실제 잠비아와 말리위의 주료회는 동성커플 축복을 시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잠비아에서 동성애자는 15년에서 종신형에 처벌이 가능하며, 유죄판결이 체벌까지 허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나이지리아, 케냐, 가나, 마다가스카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교회의도 공개성명을 통해 동성커플 축복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가장 보수성향이 강한 폴란드도 이번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 주교회의 대변인은 “결혼은 남녀 간의 결합으로만 남아 있으며, 그 밖의 성적행위는 ‘신의 뜻에 반하는 죄’”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바티칸의 새 정책이 동성커플에 축복을 승인할 수 있지만, 결혼이라는 의식은 오직 남녀 간의 결합이라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라는 의견이다.

게르하르트 뮐러 독일 추기경은 동성 관계는 하나님의 법에 어긋난다고 하면서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자기 모순적인 것이라며 새 정책을 비판했다. 카자흐스탄의 아타나시우스 슈나이더 주교도 ‘엄청난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의 사랑과 자비를 구하는 사람들이 ‘철저한 도덕적 분석’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사제들의 동성커플 축복을 승인했다.

앞서 2021년 바티칸 신앙교리회는 교회가 “신은 죄를 축복할 수 없기 때문에 두 남자 혹은 두 여자의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는 단호한 교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성소수자 연대를 뜻하는 무지개 깃발이 오스트리아 빈의 한 교회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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