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아이스러움'이 포용되는 꿈과 환상의 세계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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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아이와 연극 <이웃집 토토로> 를 관람했다. 이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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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는 6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편안한 공연' 회차에는 아기도 입장 가능하다고 명시해 놓았다. 이웃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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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아이와 연극 <이웃집 토토로>를 관람했다. 원래 <이웃집 토토로>는 네 살 꼬마 메이와 언니 사츠키가 숲의 신비로운 존재, 토토로를 만나며 일어나는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 작품을 사랑해마지 않아서, 20년의 세월 동안 매년 3~4회씩 꼭꼭 챙겨서 다시 보곤 했다.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가 <토토로>를 연극으로 만든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홈페이지로 달려가 제일 먼저 관람 가능 연령부터 확인했다. 좋아하는 작품을 아이와 함께 좋아하고 싶었다. <토토로>는 6세 이상 관람가였고, 내 아이는 당시 세 살이었다. 절망하지 않고 계속 홈페이지를 읽어 내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따로 공지된 '편안한 공연(relaxed performance)' 회차를 확인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편안한 공연'이란 말 그대로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특별히 예외를 둔 공연 회차를 가리킨다. 같은 공연이라도 극장이 보다 느슨한 규정을 적용하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가 가능해진다. <이웃집 토토로>는 6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편안한 공연' 회차에는 아기도 입장 가능하다고 명시해 놓았다. 공연 중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극장을 들락날락할 수도 있다. 특히 자폐증이나 감각 처리 장애가 있는 이들, 혹은 어린아이들처럼 소리나 빛 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한 사람을 염두에 둔 공연이라 강렬한 조명이나 큰 음향은 조절하기도 한다.
공연 홈페이지에는 '편안한 공연' 정보와 함께 '소닉 스토리(Sonic Story)'와 '비주얼 스토리(Visual Story)라는 자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소닉 스토리는 이를테면 소리의 도면이다. 공연 중 특별히 큰 소리와 작은 소리가 나는 순간, 그리고 급작스레 소리의 크기가 변하는 순간을 알려 준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안내들이 소리의 강도를 나타내는 그래프와 함께 적혀 있었다.
'공연 시작 즈음, 행복하고 긍정적인 음악 소리와 청중의 웃음소리'
'메이가 소리친다. "나와, 나와, 어디 있든지 간에!"'
'토토로가 크게 두 번 으르렁 거린다'
관객은 공연 중 소리의 종류와 크기를 상세하게 풀어낸 흐름도 덕에 갑작스러운 자극에 미리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이 적절한 순간에 아이가 놀라 울음을 터트리지 않도록 귀를 살짝 가려 줄 것이고, 예민한 누군가에게는 이 정보가 공연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를 만들 것이다. '비주얼 스토리'는 마찬가지로 극 중 시각 자극에 대한 안내도였다.
'편안한 공연'은 영국 공연장에서 상당히 일반적인 제도지만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어 만반의 준비를 다하는 쪽을 택했다. 무조건 문에서 가장 가까운 좌석을 찾아 예약했다. 아이가 칭얼거리거나 지나치게 떠들어 민폐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곧장 아이를 둘러업고 잽싸게 공연장을 빠져나온다는 전략이었다.
마침내 공연날 아이는 기대로, 나는 긴장으로 발갛게 달아올라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장 로비에 세워진 수십 대의 유아차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니나 다를까, 아마도 모처럼 공연장을 찾았을 젊은 부부들이 젖먹이를 안고 객석 여기저기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에 살짝 경계 태세를 풀고 좌석에 앉았다.
공연 시작 전, 두 주인공 - 메이와 사츠키가 무대로 나와 자신들을 소개하며 관객을 맞이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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