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성, 중복자궁에서 이틀 걸쳐 자녀 2명 출산

두 자궁에서 각각 딸을 출산한 켈시 해처씨 모습. 미국 버밍햄 앨라배마대(UAB) 병원

미국의 한 여성이 이틀에 걸쳐 자녀 2명을 출산하는 희귀사례가 발생해 화제다.

영국 BBC방송과 버밍햄 앨라배마대(UAB) 병원은 최근 앨라배마주에 거주하는 켈시 해처(32)는 중복자궁(Double uterus) 증상으로 두 자궁에서 각각 딸을 임신한 후 건강히 출산했다고 밝혔다.

해처는 지난 19일(현지시각) 첫째 딸 록시를 자연분만으로, 이후 다음 날 둘째 딸 레블을 제왕절개로 출산했으며, 두 아기는 각각 3.4kg, 3.3kg의 몸무게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자궁은 난소에서 뻗어져 나온 두 쌍의 뮐러관이 합쳐져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합쳐지지 않을 경우 중복자궁이 발생한다. 중복자궁은 전체 여성의 약 0.3%가 가지며, 두 자궁 모두 임신할 확률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해처는 이전에 세 아이를 출산했으나, 네 번째 임신 전까지 자신이 중복자궁을 가진 것을 몰랐다. 정기 초음파 검사에서 두 태아가 각기 다른 자궁에 착상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처는 이 사실에 대해 "믿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출산은 두 난자가 별도의 정자와 수정되어 성장한 이란성 쌍둥이로, 각기 다른 자궁에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쌍둥이 임신과는 다르다.

주치의인 리처드 데이비스 교수는 “이 아기들이 각각의 자궁에서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을 누렸다”며 “한 배에 두 아기가 동시에 들어섰지만 각기 다른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