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40년 동고동락한 삼성 냉장고…다시 삼성 품으로

1985년 제조 '다목적 5S 냉장고'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 기증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40년 가까이 일반 가정에서 쓰였던 삼성전자의 냉장고가 삼성 박물관에 돌아왔다.

24일 삼성전자뉴스룸에 따르면 이숙희씨는 지난 1985년 제조된 삼성 '다목적 5S 냉장고'(SR-215GQ)를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 기증했다.

해당 냉장고는 이 씨의 부모님이 신혼 시절 구매해 사용한 제품이다. 당시 냉동실을 냉장실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냉장실 전원만 끌 수 있는 기능도 주목받았다.

이 씨는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세 평짜리 단칸방에서 신혼을 시작하면서 혼수로 구매한 것이 냉장고와 장롱 단 두 가지였다"며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큰마음을 먹고 냉장고를 구매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유년 시절 냉장고와 얽힌 추억도 소회를 밝혔다. 이 씨는 "어릴 때 냉장고를 열면 항상 유리병에 든 오렌지 주스가 있었다"며 "부모님이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해 지금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외갓집 간식 냉장고'로 통한다"고 전했다.

이어 "3대에 걸쳐 함께한 물건이라 냉장고의 가치를 알아줄 수 있는 곳에 기증하고 싶었다"며 "기증을 통해 가족과 추억을 간직하는 것이 더 뜻깊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냉장고는 현재 삼성전자의 '비스포크'의 기능과 디자인을 닮았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맞춤 보관실은 영하 23도에서 영상 4도까지 넓은 온도 대역을 미세하게 설정할 수 있다. 제품 소재와 색상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서국정 삼성전자 기술컨설턴트는 "다목적 5S 냉장고는 냉동실을 냉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스포크의 시초라 할 수 있다"며 "지금은 개인 맞춤형 기능이 더욱 발전해 내부 온도를 0.1도 단위로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비스포크 냉장고는 1980년대 대비 5∼6배 큰 용량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사용량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새로운 소재, 부품, 쿨링 시스템 등을 발전시켜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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