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샴페인은 왜 '송년회 필수템'이 됐을까
송년 모임이 한창인 요즘 가장 가장 각광받는 술 가운데 하나가 샴페인일 겁니다. 병을 딸 때 나는 '펑' 소리는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 주고, 플루트 모양의 가느다란 잔으로 올라오는 황금빛 기포는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입 속에서 터지는 차가운 탄산 거품은 혀를 자극하는 즐거움을 줘 그 어떤 술보다도 축제 분위기에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맛없는 와인은 있어도 맛없는 샴페인은 없다"
좋은 샴페인의 기준은?
좋은 샴페인일수록 좁고 긴 플루트 모양의 잔보다는 화이트 와인잔과 비슷한 좀 넓은 잔으로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 향기를 더 잘 느낄 수 있으면서도 좋은 샴페인은 거품이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와인잔과 샴페인 잔의 장점을 결합한 '튤립' 모양 잔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샴페인 거품은 겨우내 묻어둔 동치미 국물처럼 거품 같지 않은 작은 거품이 계속 올라오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 거품을 잘 보존하려면 온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샴페인은 화이트 와인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서빙하고, 마시는 동안에도 계속 차가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샴페인은 왜 비쌀까?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포도 수확도 더욱 빨리, 단시간에 해야 합니다. 지난해 여름, 샹파뉴 지방에서는 포도 수확하던 인부 몇 명이 일사병으로 숨지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폭염 속에서 장시간 포도 따는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제조 공정도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갑니다. 블렌딩을 어떻게 하느냐는 샴페인 맛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포도 품종별, 수확 연도별, 포도밭 별로 어떻게 섞을지, 샴페인 메이커의 개성과 기술에 따라 품질이 달라집니다.
발효도 2번에 걸쳐 이뤄집니다. 와인처럼 1차 발효가 끝난 뒤 병에 넣고 2차 발효를 시키는데, 발효 후 남은 찌꺼기를 제거하는 과정에도 사람 손이 필요합니다. 샴페인 저장고에 가보면 수많은 병이 비스듬하게 꽂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효모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병을 수평 상태에서 점차 각도를 높여가며 천천히 세워 찌꺼기가 병 입구에 모이도록 하는 겁니다. 사람의 손으로 매일 조금씩 돌려세우는 이 과정은 길면 두 달이 걸립니다. 요즘은 기계로 며칠이면 가능한 데 사람 손만큼은 못하다는 것이 샴페인 제조사의 주장입니다. 즉, 대량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은 이 과정을 기계로 한다는 것이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홍지영 기자 scarl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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