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핵심인데 다 틀린 유가 전망…"내년 66~94달러" 제각각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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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향방을 좌우하는 국제유가 전망이 최근 2년 간 대부분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이 블룸버그의 국제유가 전망 평균과 실제 유가 흐름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1개 분기 중 7개 분기에서 유가 전망의 방향이 실제 유가 흐름과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익 한은 물가고용부장은 "유가가 올라간 기간에는 하향 바이어스(편향)가, 내려간 기간에는 상향 바이어스가 나왔다"며 "유가 전망이 거의 다 틀렸단 얘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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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향방을 좌우하는 국제유가 전망이 최근 2년 간 대부분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에도 주요 기관의 유가 전망 범위가 66~94달러로 넓어 물가안정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11번 중 7번 틀린 국제유가 전망
24일 한국은행이 블룸버그의 국제유가 전망 평균과 실제 유가 흐름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1개 분기 중 7개 분기에서 유가 전망의 방향이 실제 유가 흐름과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는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2021년 1분기부터 2022년 2분기까지 배럴당 60달러대에서 110달러대로 큰 폭 상승했다. 하지만 이 기간 블룸버그는 2021년 1분기 강보합세를 전망한 이후 모든 분기에서 유가의 하락을 예상했다. 이 전망은 2021년 2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1년 내내 틀리다가 정점인 110달러대를 기록한 후 하락세로 전환하고 난 2022년 2분기가 돼서야 방향을 맞췄다.
하지만 2022년 3분기 이후 이어진 유가 하락기에도 전망의 어려움은 계속됐다. 실제 유가는 4개 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2022년 4분기와 2023년 1분기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방향을 맞춘 4개 분기도 증감의 폭은 거의 맞추지 못했다. 방향뿐 아니라 증가의 폭까지 거의 정확하게 예측한 것은 올해 2분기 한차례뿐이었다.
이정익 한은 물가고용부장은 "유가가 올라간 기간에는 하향 바이어스(편향)가, 내려간 기간에는 상향 바이어스가 나왔다"며 "유가 전망이 거의 다 틀렸단 얘기"라고 설명했다.
내년 물가 상고하저 예측했는데, 유가는 '상저하고'
문제는 내년에도 국제유가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국제금융센터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국제에너지기구(IEA), OPEC, 주요 투자은행(IB)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EIA와 7개 IB의 국제유가(WTI 기준) 전망치 중간값은 83달러로 제시됐다. 생산과 수요가 함께 증가하되, 수요가 조금 더 빨리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세계 경제 둔화가 가속화하고 산유국의 생산 경쟁이 재개되는 '저유가 전망' 시나리오에서는 생산국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단기간 유가가 30% 이상 급락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최저점인 66달러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인 60달러 내외가 저지선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고유가 전망에서는 중동의 확전, 중국의 경기부양 가시화 영향으로 공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올해 연고점(94달러)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보면 상반기에는 저유가 전망이, 하반기에는 고유가 전망이 우세할 것으로 평가했다.
국제유가는 국내 물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당장 에너지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 이같은 영향은 대부분 업종의 비용을 높여 각종 생필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물가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한은은 내년 연간 물가상승률을 2.6%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3.0%에서 하반기 2.3%로 하락하는 모습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국제금융센터의 전망처럼 상반기 안정되다가 하반기 급등할 경우 이같은 물가 전망이 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익 부장은 "유가 전망이 틀리면 물가도 전망이 (틀릴 수 있다)"며 "지금은 유가가 안정되고 있지만 앞으로 예상 못한 요인에 의해 크게 상승한다면 무슨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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