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성 "'서울의 봄' 천만 기쁘지만… 한편으론 두렵기도" [인터뷰]
"명연기·명연출… 기술적으로 높은 영화"
"영화계 어렵지만, 다시 '봄' 맞이할 것"
배우 김의성이 영화 ‘서울의 봄’ 1000만 관객 돌파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서울의 봄’은 24일 오전 12시 개봉 33일 만에 1000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을 썼다.
김의성은 최근 진행한 ‘서울의 봄’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대단한 역할은 아니지만 수많은 역할 중 한 명으로 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관객들도 많이 봐주셨다는 점에서 두말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김의성은 ‘서울의 봄’에서 총격전이 벌어지자 상황 파악도 안 하고 도망쳤다 새벽에야 나타나는 속 터지는 국방장관 역을 맡아 맛깔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후반부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란 점에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의성은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너무 좋은 영화라는 확신이 들었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김성수 감독과 함께 작업하게 돼서 너무 좋았다”며 “작품의 의미도 있고 영화도 좋아서 잘 될 거란 생각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흥행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영화 내내 군복 입은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신경질 내는 영화인데, 나는 잠옷 입고 다니는 사람이라 재밌게 보일 것 같았다”며 “대중이 봤을 때도 이 캐릭터가 사랑까진 아니지만 관심을 많이 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김의성은 무대인사 때 진행했던 ‘사과 챌린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사과 챌린지’란 극 중 악역을 맡은 배우들이 무대인사에 등장해 관객들에게 사과하는 것을 말한다.
김의성은 “이 영화는 악역과 선역이 분명하지 않나. 그래서 악역 배우들은 사과하기 바빴다”며 “특히 황정민은 무대인사 때 ‘모든 원망과 미움은 내게 주고 영화는 사랑해달라’고 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꽉 찬 극장에서 무대인사를 해본 적이 없어서, (꽉 찬 객석을 볼 때마다) 진짜 감동적이었다”며 “‘진짜 한국 영화가 살아나나’, ‘제발 살아나야 할 텐데’ 등 복잡한 마음이 들어 관객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울컥했다”고 덧붙였다.
김의성은 “영화가 개봉한 시기가 비수기이기도 하고, ‘서울의 봄’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 어려운 소재지 않나. 게다가 중년 남자들만 잔뜩 나오는 영화인데 이렇게 흥행하니까 머리가 더 복잡해지는 게 사실”이라며 “결국 영화를 잘 만들면 되는 건데, 모든 영화를 다 이렇게 만들긴 어렵지 않나. 결국 좋은 영화의 기준이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준이 높아졌다는 건데, 어떤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서 보여 드려야 할지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의성은 “‘서울의 봄’은 사실 나쁜 편에게 지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재미없는 이야기”라고 힘주어 말하며 “그런데 이 영화가 관객들의 뭘 건드렸을까를 고민해 보면 결국 기술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 아닐까 있다. 감독님이 영화를 잘 만들고, 배우들도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연기를 해줬기에 관객들을 설득하고 움직이게 하지 않았나 싶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개봉 3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김의성은 ‘암살’, ‘극한직업’, ‘부산행’에 이어 ‘서울의 봄’으로 네 번째 1000만 배우 타이틀을 달았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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