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500g의 아기"...30번 죽을 뻔하다 '크리스마스 기적' 된 사연은

정은지 2023. 12. 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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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성 22주만에 진통으로 0.5kg 아들 낳아...곧 죽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적처럼 살아
임신 22주 만에 진통을 시작해 낳은 리안나의 아들 마크는 0.5kg(1.2lb) 체중에 불과했다. 어른 손바닥보다 작고 초콜릿 한 상자보다 가벼운 상태였다.[사진= 영국 더선 보도 내용 캡처]

어른 손바닥보다 작고 초콜릿 한 상자보다 가벼운 500g의 아기가 기적처럼 살아난 사연이 전해졌다. 아기가 꿋꿋이 숨을 견디는 동안 엄마는 30번의 이별을 고해야만 했다. 30번 이상 곧 아기가 죽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영국 고덜밍에 사는 리안나 크롭시(25세)은 22주 만에 진통을 시작해 병원에 급히 이송되었을 때, 의사들은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라고 경고했다. 리안나의 아들 마크는 0.5kg(1.2lb) 체중으로 태어났다.

영국 일간 더선(TheSun) 최근 보도에 따르면 마크는 초콜릿(Quality Street이라는 초콜릿 상자_600g) 한 통보다 가벼웠으며, 아기들의 생존을 예상할 수 있는 24주 이전에 태어나 오래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에 수십 번의 작별인사를 요구받았다. 마크는 수많은 감염과 병을 이겨내고, 두 달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엄마 품에 안길 수 있었다.

리안나는 "제 인생에서 가장 긴 몇 달이었다. 마크가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30번 이상 들었다. 지금은 거의 두 살이 됐고 조금 지연되긴 했지만 모든 발달 단계를 밟고 있다. 의료진은 아기가 얼마나 잘 회복하고 있는지 놀라워하고 있다. 그는 이제 9kg(20lb)가 되었고, 항상 웃고 장난을 치고 있다"고 현재 마크의 상황을 전했다.

혈액 감염으로 인해 22주 만에 진통... 죽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기적처럼 살아

리안나가 마크를 낳을 당시, 혈액 감염 떄문에 끔찍한 임신을 겪었다. 22주 만에 진통이 시작되어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병원에서는 만약 태어난 아기가 아무 반응이 없다면 심폐소생술조차 시도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의료진은 아기가 태어나도 죽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리안나를 '잊지 마세요(Forget Me Not)' 방에 입원시켰다. 이 병실은 살아남지 못할 아기들을 위한 작은 관들로 둘러싸여 있는 방이었다.

리안나는 "마취제 모르핀에 취한 상태로, 제 옆에 있던 다른 엄마와 함께 아기나 우리 둘 중 한 명이 죽을 거라고 들었다. 우리는 기적을 기도하면서도 마음이 무너졌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리안나는 조금 더 나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세인트 피터스 병원으로 옮겨졌다. 진통이 시작된 지 삼 일 후, 1월 14일 마크가 태어났다. 울음이 없어서 죽었구나 끔찍하게 생각하던 순간 간호사가 살아있다고 외쳤다. 하지만 너무 작은 아기었다. 빨간 수건에 싸여 리안나에게 단 2초 동안만 보여졌고, 바로 인공호흡기에 연결되어 NICU(신생아집중치료실)로 급히 옮겨갔다. 마크가 NICU에서 안정적으로 살아 있다고 소식을 듣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갈 길은 멀었다. 아기가 너무 작아서 장기들이 모두 미숙했다. 특히 마크의 폐가 다 자라지 못해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주된 관건이었다. 리안나는 "아가가 너무 작아서 반지 하나를 그의 손 전체에 끼울 수 있을 정도였다. 마크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를 안고, 그의 작은 심장 박동을 내 가슴에 느끼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마크는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를 앓았다. 2세 미만 어린이에게 흔한 바이러스로, 보통 감기를 일으키지만 어떤 경우에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마크는 이로 인해 몇 번의 고비를 가지면서 의사들은 마크가 더 살지 못할 거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마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확률에 맞서 살아남았다.

몇 번의 고비를 가지면서 의사들은 마크가 더 살지 못할 거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마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확률에 맞서 살아남았다. 2023년 초 6.3kg였다가 현재는 9kg까지 늘어 잘 자라고 있다. [사진= 영국 더선 보도 내용 캡처]

2022년 6월 말, 다섯 달이 지나 드디어 체중 2.7kg(6lb) 이상이 되었을 때, 그는 다시 세인트 조지 병원으로 옮겨졌고 몇 달이 지난 11월에, 리안나는 의료진으로부터 마크를 집으로 데려가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

리안나는 친구들과 가족의 도움으로 마크의 보육실을 준비했다. 마크는 수많은 감염, 수혈, PICC(말초삽입형중심정맥카테터), 눈에 대한 레이저 수술 등 많은 건강 문제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적처럼 살아남았다. 마크는 여전히 산소 호흡기를 착용해야 했지만 그해 12월 크리스마스에 마크와 가족들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23년 초, 마크의 몸무게는 6.3kg(14lb)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9kg에 이른다. 그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족에게는 큰 기쁨이다. 이제 마크는 행복한 아이로,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미소를 멈추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마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하지만, 가족들은 마크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매일 기적을 맞는다. 올해는 예상보다 잘 자라고 있는 마크의 존재만으로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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