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 뎅기열 사례 급증… 기후변화 영향

뎅기열을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흰줄숲모기, Aedes aegypti)./미 CDC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 감염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22일(현지 시각) 밝혔다.

뎅기열은 모기 등을 매개로 한 감염병으로 두통, 고열, 발진, 몸살을 비롯한 증상을 일으킨다. 소아의 경우 신체 곳곳에서 피가 나는 뎅기출혈열이나 뎅기쇼크증후군 등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WHO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들어 뎅기열 발병 사례가 크게 늘면서 80개 넘는 국가에서 총 500만건이 넘는 감염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 수는 5000명이 넘는다.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COVID19)이 유행하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뎅기열 감염 사례가 줄었지만, 올해 들어 발생 지역과 감염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륙별로 보면 미주 대륙에서만 올해 감염 사례의 약 80%에 해당하는 410만건이 발생했다. 나머지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동부 지중해 지역에서 나왔다.

WHO는 지난 세대와 비교하면 뎅기열 발병 사례가 약 10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129개국에서 보고한 사례를 보면, 2000년 기준 50만 건이었던 뎅기열 감염 사례가 2019년 기준 520만 건으로 늘었다.

WHO는 “뎅기열 감염이 급증한 이유는 기후변화로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폭염과 홍수가 발생한 탓”이라며 “코로나19 외의 감염병에 대한 감시와 대처가 줄어들고, 분쟁과 내전으로 뎅기열 대응을 빠르게 하지 못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