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주식 양도세 완화' 강행에···최상목 부총리 후보자 '유탄'

윤경환 기자 2023. 12. 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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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기존 종목당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대폭 완화하기로 하면서 국회 임명 동의 절차를 앞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유탄을 맞게 됐다.

기획재정부가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기습적으로 대주주 양도세 개정을 추진하자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출신인 최 후보자가 그 배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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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감세' 기습 발표···과세 기준 10억→50억
"합의 깼다"···민주당, 崔 청문보고서 채택 취소
9000명 세금 안내도 돼···前경제수석 배후 지목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정부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기존 종목당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대폭 완화하기로 하면서 국회 임명 동의 절차를 앞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유탄을 맞게 됐다. 기획재정부가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기습적으로 대주주 양도세 개정을 추진하자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출신인 최 후보자가 그 배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4일 정치권과 관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취소되면서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는 안갯속에 빠졌다. 21일 오전까지만 해도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무난히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최 후보자 임명에 돌연 반발하고 나선 탓이다.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대체로 해당 부처에 몸담았던 관료 출신이 꿰차는 데다 정치적 이슈도 적어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2013년 기재부 장관이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뒤 취임한 6명의 부총리 가운데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한 사람은 현오석 전 부총리가 유일하다. 야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생 경제를 볼모로 반대만 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 제공=대통령실

최 후보자의 발목을 잡은 계기는 21일 정부가 갑자기 내놓은 대주주 양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관련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였다. 정부는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올린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26일 국무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 지분율이 1%(코스닥 2%·코넥스 4%)를 넘거나 종목별 보유 금액이 10억 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간주해 매매 차익의 22~33%(주민세 포함)를 매긴다. 이에 따라 연말만 되면 과세 대상자 지정을 피하기 위해 고액 투자자들이 매물 폭탄을 던지면서 증시에 부담을 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식 양도세 완화 조치로 과세 대상 대주주는 현 1만 3368명에서 4161명으로 68.9% 줄어든다.

주식 양도세 기준 완화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부터 내건 공약이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주식시장에 큰손들이 들어와야 주가가 오른다”면서 이 제도를 아예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후 여야는 지난해 5000만 원이 넘는 투자 소득에 무조건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기를 2년 연기하는 조건으로 양도세 기준은 그대로 두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총선이 다가오자 대통령실이 다급하게 여야 합의를 깼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최 후보자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방침을 공식화했고 기재부는 실제로 이를 이틀 뒤 밀어붙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대응에 따라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28일 국회 본회의 전까지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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