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정치권, 지역 종교단체 지원·치적 홍보 예산 늘려

윤희훈 기자 2023. 12. 2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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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2024년도 예산안 확정 과정에서 지역 종교 시설 관련 예산과 현수막용 국비 확보 예산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살림연구소 측은 "국회의 예산안 심의는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부 원안을 감액 및 증액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국민을 대변하기 보다는 지역구 선거전략으로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활용하는 구태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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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예산 살펴보니
나라살림연구소 “지역구 선거전략으로 예산심의권 활용”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1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적 298인, 재석 259인, 찬성 237인, 반대 9인, 기권 13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3.12.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국회의 2024년도 예산안 확정 과정에서 지역 종교 시설 관련 예산과 현수막용 국비 확보 예산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이른바 ‘선거용 예산’ 증액에 주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나라살림연구소의 ‘2024년 예산 국회 심의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4년 예산에서 종교문화시설 건립 예산은 정부안(258억원)보다 77억원 증액됐다. 지역 불교 사찰의 문화 체험관과 명상센터, 기독교 역사기념관 건립 등의 예산이 크게 늘었다.

특히 남양주 명상체험센터와 서울 정릉동 문화체험관, 광주 명상치유센터, 울산 불교문화교육관 등은 당초 정부안에서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들어갔다. 이 네 개 사업의 예산 규모만 47억원에 달한다.

전통종교문화유산보존 사업도 정부안(305억원)보다 69억원이 늘었다. 주요 사찰의 보수 사업과 방재시스템 유지 등의 예산이 늘었다.

종교단체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예산도 20억원 증액됐다. 음악 콘서트나, 명상대회, 문화 축제 등의 예산이 늘었다.

큰 규모의 사업을 시작할 때 주춧돌을 놓는 이른바 ‘문턱 예산’도 증액됐다. 이러한 문턱 예산은 보통 대형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시행하는 ‘타당성 용역 사업’이다.

실제 대형 사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이지만, 해당 지역구 의원들은 이를 근거로 지역사회에 대형 사업의 국비 예산을 확보했다고 홍보할 근거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이러한 문턱 예산은 대부분 ‘의정 홍보용 현수막 예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타당성용역 사업 예산은 정부안보다 107억원이 증가했다. 충남·대구경북·울산 등 3개 지역의 영재학교 설립타당성 용역비는 당초 정부 예산안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15억원이 배정됐다.

나라살림연구소 측은 “국회의 예산안 심의는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부 원안을 감액 및 증액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국민을 대변하기 보다는 지역구 선거전략으로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활용하는 구태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각종 종교단체 지원 금액 증액은 지역 득표전략의 일환일 것”이라며 “각종 지역 개발사업 타당성 용역 증액도 다수 포함됐는데, 이는 ‘현수막 예산’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의 후생증진이 아니라 단순 ‘현수막 예산’으로 전락하는 나눠먹기 증액 배분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지역개발 타당성 용역예산은 국비가 아니라 지방비를 통해 마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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