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에 ‘한방’ 날렸다…발칵 뒤집힌 미국 정계, 왜?

의회 난입사건 당시 트럼프 연설
면책특권 해당 여부 판단해달라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 요청에
美 연방대법원, 판단 거부
최종 재판, 대선 이후로 연기 가능성
트럼프 ‘대형 사법리스크’ 제거 호재
현지 정치권 “트럼프 완벽한 승리”

도널드 J.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사회생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22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수사를 맡고 있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의 면책특권 판단 청구건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 재판을 내년 대선 이후로 미룰 수 있게 됐다. 큰 사법리스크중 하나가 제거된 것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의회 경찰 2명과 민주당 의원 10여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소송이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1년 1월6일 연설이 지지자들로 하여금 폭동을 촉발시켜 자신들이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공무수행’이었다며 면책특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폭동을 부추기기 보다는 오히려 지지자들을 향해 “Go home”(집으로 돌아가라)을 외쳤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당시 영상을 보면 트럼프는 “(지지자) 여러분의 아픈 마음 이해한다. 선거를 도둑질 맞았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놀아나선 안된다. 여러분 마음을 이해하지만 평화롭게 집으로 돌아가달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달초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당시 트럼프 연설이 지지자들에게 의회 난입을 부추긴 것으로 봤고, 이 연설은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후보’라는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면책특권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손배 재판을 계속 진행하도록 특검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공판이 내년 3월4일 시작될 예정이었다. 공화당 경선 판도를 좌우할, 이른바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 하루 전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즉각 항고했다. 연방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모든 재판 절차를 보류해달라고 주장했다.

연방대법원 결정에 따라 내년 대선 이전에 사건을 종결지으려 했던 특검측 계획이 타격을 받게 됐다. 사진은 스미스 특검. [사진출처 = 연합뉴스]

특검측은 연방 항소법원을 거칠 경우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항소법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연방 대법원에 ‘면책특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이에 대한 결정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항소 재판 등 통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진행하라는 의미다. 따라서 트럼프측이 법원 판단에 계속 불복할 경우 결국 항소법원을 거쳐 연방대법원까지 가야하므로 최종 선고는 늦춰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년 대선 전에 재판을 끝내려던 특검측 계획이 타격을 받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트럼프의 면책 항소 재판은 대선이 치러지는 2024년 이후까지 미룰 수 있게 됐다”며 “트럼프의 완벽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스티브 블라덱 텍사스대 법과대학 교수도 “연방 대법원이 항소 재판을 먼저 진행하라는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3월 재판이 그대로 시작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