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ML 신분조회' 함덕주, 4년 총액 38억에 LG 잔류 "건강하게 던질 수 있어 행복했다"
LG 트윈스는 "프리에이전트(FA) 함덕주와 계약기간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공식 발표했다.
함덕주는 2013년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베어스에 입단했고,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LG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2023시즌에는 57경기에 등판해, 4승 4세이브 16홀드 55⅔이닝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하면서 팀의 든든한 좌완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동안 1승 평균자책점 2.70의 기록으로 LG의 29년 만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계약을 마친 함덕주는 구단을 통해 "올해가 가기 전에 계약을 마칠 수 있어 마음이 가볍다. 이번 시즌 팀이 최고의 성적을 냈다. 나도 부상없이 던지면서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쁘다. 다시 한번 건강하게 던질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다.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꾸준한 모습으로 팀이 계속 강팀이 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 구단은 "함덕주는 국가대표 경력을 포함해 많은 경험을 가진 투수이다. 2023시즌에는 건강함을 되찾으면서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을 보여줬다. 또 팀의 필승조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마운드에서 팀을 위해 던져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갑자기 많이 던진 여파 탓이었을까. 함덕주는 2016시즌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했다. 15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23을 마크했다. 그랬던 함덕주가 2017시즌에는 선발로 전환해 다시 한번 알찬 실력을 보여줬다. 35경기 중 24경기에 선발 등판, 9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7로 진가를 증명했다. 직전 시즌(8⅔이닝)과 비교해 커리어 하이인 137⅓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막판에는 마무리 투수 역할까지 훌륭히 수행하며 당시 팀의 왕조 구축에 중심 역할을 해냈다.
2018시즌 함덕주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갔다. 62경기에서 67이닝 동안 6승 3패 27세이브 3홀드의 성적을 찍었다. 그해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한국 야구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2019시즌에는 61경기에서 54⅔이닝 동안 2승 5패 16세이브 7홀드, 2020시즌엔 36경기에서 55⅓이닝 동안 5승 1패 1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90이라는 꾸준한 성적을 냈다.
함덕주에게 큰 변화가 찾아온 건 2021시즌을 앞둔 3월이었다. 당시 LG가 두산 베어스로부터 함덕주와 우완 투수 채지선을 받는 대신, 내야수 거포 양석환과 투수 남호를 두산으로 보내는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LG는 즉시 전력감 투수 2명을 영입, 투수력 강화를 실현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함덕주는 2021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6경기에 출전한 함덕주는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한 함덕주는 결국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21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함덕주는 지난해에도 재활에 전념했다.
함덕주는 2022시즌 12⅔이닝(13경기)만 던지면서 재활에 집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3시즌 또 한 번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을 보이면서 LG 코칭스패프와 팬들에게 커다란 믿음을 심어줬다. 2023시즌 4승 무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기존 LG의 필승조였던 이정용-정우영-고우석이 부상과 부진 등으로 흔들린 상황에서 '플랜 B'로서 불펜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줬다. 시즌 막판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의 영광을 함께했다. 두산에서 활약했던 2015년과 2016년, 2019년에 이어 개인적으로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함덕주였다. 2023시즌 세부 성적은 55⅔이닝 동안 32피안타(1피홈런) 22볼넷 59탈삼진 12실점(10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7, 피안타율 0.165. 1점대 평균자책점과 0점대 WHIP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올 겨울 함덕주는 중요한 생애 첫 FA 협상을 남겨놓고 있는 상태였다. 여기에 최근에는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함덕주에 대한 신분 조회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기에, 깜짝 신분 조회라 할 만했다. 이는 곧 함덕주에게 관심을 보이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적어도 1개 이상 있다는 뜻이었다. 1점대 평균자책점과 0점대 WHIP, 독특한 투구 폼, 이적료 없이 자유롭게 협상 가능한 FA라는 점이 관심을 끈 것으로 보였다. 사실 함덕주의 피칭 동작을 자세히 살펴보면 투구하는 왼팔에 있어서 특유의 '꼬임 동작'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투구 동작을 두고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은 냉철하게 선발로 더 이상 공을 던지는 것은 어렵다고 봤다. 염 감독은 지난 7월 함덕주의 선발 전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더 이상 선발로 공을 던지기에는 무리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투구 메커니즘이 선발 투수로 나선다면 데미지를 받을 수 있는 동작"이라면서 "(함)덕주는 (공을 던지기 전에) '꼬임 동작'이 있다. 선발로 투구 수가 많아지면 스피드가 떨어질 수 있다. 지금 투구 폼을 교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로서는 길어야 2이닝, 아니면 1이닝씩 던지는 게 가장 좋다. 2이닝 투구를 한다면 그다음 날에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FA 신분이기에 함덕주는 원소속팀인 LG 트윈스의 허락 없이, 자유롭게 해외 구단을 포함한 타 구단과 계약이 가능했다. 메이저리그의 신분 요청 조회가 단순하게 공식적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것을 뜻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관심은 FA 계약에 있어서 분명 호재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LG는 ML 신분 조회와 별개로 함덕주를 눌러앉히겠다는 계산을 이미 세우고 있었다. 차명석 단장은 한 시상식장에서 함덕주에 대한 메이저리그 신분 조회 소식을 바로 전해 들은 뒤 "나도 전혀 몰랐다. 깜짝 놀랐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면서 "(팀 내) FA 선수들과 계속해서 만나고 이야기하는 과정이었다.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일단 알아봐야 할 것 같지만 (함덕주와 재계약 방침은) 달라질 게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차명석 단장은 "내부 FA(임찬규, 함덕주, 김민성)는 모두 잡을 것"이라면서 함덕주와 계약하겠다는 뜻을 꾸준히 피력했다. 결국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날 발표가 나오면서, LG 팬들은 내년 시즌에도 든든한 함덕주와 함께할 수 있게 됐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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