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히브리어 대화까지…하마스 교란술에 이스라엘 고전
각종 속임수를 동원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교란술에 이스라엘군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이스라엘군(IDF)은 교전 현장에서 아이 울음소리, 히브리어로 말하는 소리 등의 녹음이 들린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히며 “하마스 측이 우는 소리를 내는 스피커가 달린 인형과 어린이용 배낭을 사용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지휘부는 이 같은 행동이 인근 지역에서 인질을 수색하는 이스라엘군을 교란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군은 드론과 로봇을 이용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하마스는 속임수, 기습, 매복 같은 구식 전술로 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시가전 과정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민간인 복장을 입고 건물에서 건물로 이동하며, 이스라엘군을 유인해 부비트랩 등 함정에 빠뜨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스의 이런 교란술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자국 인질을 실수로 사살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5일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세자이야 지역에서 자국 인질 3명을 하마스 대원으로 착각해 사살했다.
당시 군과 마주친 인질들은 막대기에 흰 천을 씌워 만든 ‘백기’를 들고 있었지만 하마스의 유인작전이라고 착각한 군인들이 “테러범”이라고 외치며 곧장 발포했다. 이스라엘은 당시 병사들이 교전 규칙을 어긴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스라엘 바르일란 대학교 네타넬 플라머 중동 연구 선임 연구원은 “하마스가 기만전술을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라며 “하마스는 시가전의 복잡성을 이용해 무고한 민간인에게 해를 입히고 이스라엘의 국제적 합법성을 깎아내려 내부분열을 조성, 군사 작전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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