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초점] 비수기도 뚫었다…'서울의 봄' 악조건 딛고 천만 축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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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이 드디어 천만 축포를 쐈다.
2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개봉 33일째인 이날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그동안 현대사 속 굵직한 사건들을 극화한 사례는 많지만 12.12 군사반란을 영화화한 것은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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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영화 '서울의 봄'이 드디어 천만 축포를 쐈다. 시리즈도 아닌 단일 작품, 극장가 비수기인 11월에 개봉해 오로지 작품의 힘으로 거둔 쾌거다.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 속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은 '서울의 봄'이다.
2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개봉 33일째인 이날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국내 개봉작 중 '범죄도시3'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의 탄생이다. 역대 개봉작 중에서는 31번째, 한국 영화 중에서는 22번째 천만 영화다. 팬데믹 이후로 따지면 '범죄도시2', '아바타: 물의 길', '범죄도시3'에 이어 네 번째다. 이 가운데 시리즈물이 아닌 작품은 '서울의 봄'이 유일하다.
이로써 배우 황정민은 '국제시장', '베테랑'에 이어 세 번째 천만 영화 주연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정우성은 데뷔 이후 첫 천만 영화를 필모그래피에 새겼다. 이성민은 '변호인'에 이어 주연으로는 처음 천만 흥행을 이끌게 됐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그동안 현대사 속 굵직한 사건들을 극화한 사례는 많지만 12.12 군사반란을 영화화한 것은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은 고3 시절 한남동에서 직접 들은 총성에 대한 의구심을 바탕으로 '서울의 봄'을 기획했다. 실제 사건을 큰 틀로 세우되 9시간에 걸쳐 벌어진 일은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웠다.
'서울의 봄'은 당초 이 정도의 흥행을 쉽게 보장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한껏 위축된 극장 분위기 속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11월 개봉인데다 이미 결말을 아는 이야기, 예민한 소재, 2시간20분의 다소 긴 러닝타임 등 여러 악조건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팬데믹 이후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범죄도시' 시리즈가 아니면 천만 영화가 나올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올 만큼 회의적인 분위기가 짙었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서울의 봄'을 택했고, 영화 관람 중 스마트워치로 심박수를 체크하는 '스트레스 지수 챌린지'에 나서며 분노의 한복판으로 들어가길 자처했다. 무력감, 분노와 같은 정서적 공감대가 흥행의 동력이 된 모양새다.
끝까지 속 시원한 '사이다'는 없지만, 김성수 감독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군더더기 없는 연출로 어두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역사적 사건의 무게에 짓눌려 감정을 강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서서히 감정의 온도를 높여가는 전략으로 세련된 정치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평이다.
배우들의 호연 또한 '서울의 봄'의 힘이었다. 신군부 세력의 핵심 전두광 역을 맡아 대머리 분장까지 도전한 황정민의 광기 어린 열연이 돋보인 가운데, 진압군 이태신 역으로 묵직한 리더상을 보여준 정우성 역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이들 외에도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김의성 등이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견고한 합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개봉 시기, 장르, 티켓 가격과 상관없이 재밌는 영화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단순한 명제를 새삼 확인케 한 주인공들이다.
'서울의 봄'의 흥행으로 극장가는 한결 든든한 연말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지난 20일 가세한 '노량: 죽음의 바다'가 '윈윈' 효과를 보고 있고, 새해 개봉을 준비 중인 신작들 역시 모처럼 북적이는 극장가에서 관객들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서울의 봄'은 또 다른 기록을 향해 달린다. 개봉 한 달째에도 뜨거운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범죄도시3'(1068만 명)를 넘어 올해 개봉작 중 최다 관객을 모은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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