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에 울고, '대상'에 울고..'홍김동전' vs '1박2일' 3관왕 엇갈린 눈물[KBS 연예대상][SC이슈]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1박2일'과 '홍김동전'이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2023년 KBS 연예대상'을 빛냈지만 각기 다른 눈물로 희비가 엇갈렸다.
연말 축제를 앞두고 프로그램 폐지 소식이 알려지며 예능인들이 축제를 마음껏 즐기지도 못하는 상황이 나온 것.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2023 KBS 연예대상'이 열렸다. 이날 영예의 대상은 '1박2일' 시즌4(이하 '1박2일')이 차지했다.
앞서 막내 유선호가 신인상을 수상하고 대상 후보인 '1박2일' 팀 전체가 올해의 예능인상을 받았기에 '대상'으로 3관왕에 올랐다.
맏형인 연정훈은 기대하지 않았던 대상에 수상소감 중 눈물을 쏟았다. 그는 "기대와 걱정과 두려움으로 만 4년전에 1박2일 시즌4에 처음 시작했다. 이런 순간이 올지 정말 몰랐다. 4년간 동생들과 여행 다니면서 지역에 계신 분들과 관광객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그런 응원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되었고 4년간 나아갈수 있었다. 저에게도 기적같은 경험을 하게 해준 '1박2일' 식구들과 동생들에게 너무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내달 폐지를 앞둔 '홍김동전' 팀은 '1박2일' 팀과 똑같이 3관왕에 올랐지만 축제 자리에서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보였다.
이날 MC를 맡은 주우재는 쇼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으로 호명되자 소감 중에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주우재는 "작년에 처음 '홍김동전'으로 참여했는데 올해 MC석을 주셔서 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힘든 기억 없이 운이 좋아 여기까지 왔고 '홍김동전' 만난 것도 운이 좋았다"고 했다. 이어 '홍김동전' 멤버들 이름을 잇따라 부르면서 "우리 진짜 잘했어요"라고 흐느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폐지)가 아닌데 벅차고 기분 좋아서 그렇다"고 해명에 나서기도. 하지만 동생의 서러운 눈물을 지켜보던 홍진경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동생의 심경을 읽었다.
MC석에 돌아온 주우재 뒤에 "시상식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는 정해진 멘트를 해야했던 MC 조이현은 무거운 시상식 분위기에 당황해했고, 신동엽은 "하필 이럴 때 이런 멘트가 있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홍진경은 "'홍김동전'으로 상을 받으니 종영 소식이 아쉬워도 그동안 고생했다고 주신 상 같다"며 프로그램 '폐지'를 첫마디로 언급했다. 그녀는 "제가 상복이 없어서 그 동안 고맙다고 인사를 못했다. 숙 언니는 방송하면서 더 사랑하게 됐다. 주우재는 차가워 보이지만 공감능력 뛰어난 동생이다. 늘 저를 챙겨준다. 우영이는 평생 함께하고 싶은 동생이라 행복하다. 하지만 저는 이 상을 세호에게 주고 싶다. 세호가 없었으면 '홍김동전'이 없었다. 이 상은 세호 거다"라고 트로피를 진짜 전달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팬카페 여러분 너무 감사하다. 우리 멤버들은 사라지지 않으니 다시 뭉쳐서 기쁨드리겠다"며 폐지 반대를 외치는 팬들을 다독였다.
이후 대상 후보인 김숙도 '폐지'를 언급했다. 대상 후보로 '올해의 예능인상'을 받은 김숙은 "3주 전만 해도 강력한 대상 후보였는데 프로그램 2개가 날라갔다. '사당귀' 하나 남아있다. 다 없어지지는 않았다. '올해의 예능인상'이라도 감사하다"며 감개무량 단어를 뽑고는 "지금까지만으로도 감개무량이다"라고 대상에 미련이 없다고 �다. 만약 폐지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프로그램 3개로 기여도가 높은 김숙이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였고, 2020년에 이어 2관왕에 오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1박2일' 팀의 승리였다. 시청률만으로 비교해도 '1박2일'은 최근 9%대를 넘나들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시즌1부터 16년간 KBS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손꼽히고 있다. 더욱이 다른 대상 후보들과 달리 개인이 아닌 팀으로 후보에 이름이 오를 때부터 높은 수상 가능성을 점쳤다.
반면 '홍김동전'은 페지가 확정된 상태다. 화제성은 높지만 시청률이 너무 낮아 결국은 종영으로 가닥이 잡혔다. 앞서 KBS 측은 지난 18일 '홍길동전'에 이어 19일에는 '옥탑방 문제아들'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옥탑방 문제아들'은 5년 만에 폐지, '홍김동전'은 1년 5년 만에 종영을 맞게 됐다. KBS는 예능인들의 축제인 연예대상을 목전에 두고 '폐지' 소식을 뿌려 뒤숭숭한 분위기의 시상식을 만들었다. 2023년을 마무리하는 연예대상이 끝났는데 '대상'의 임팩트 보다는 '폐지' 키워드가 더 기억에 남는 이유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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