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예정… 정부 고민 깊어질 듯

노민호 기자 2023. 12.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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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앞서 3월 우리 정부는 2018년 10~11월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일본 피고기업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15명에게 일본 기업을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배상금·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 해법을 내놨고, 일본 측도 이를 수용했다.

우리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에 따라 현재까지 이들 강제동원 피해자 15명 중 11명이 배상금을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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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빠듯한데 '제3자 변제' 방식 배상금 지급 대상 늘어
日 '성의 있는 호응' 여전히 미진… 국내 여론 악화 부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 2023.12.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이번 주에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이른바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 해법을 둘러싼 '갈등'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오는 28일 강제동원 피해자 김영옥 할머니 등 2명이 미쓰비시(三菱)중공업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이번에도 일본 기업의 책임을 물었던 대법원의 지난 21일 판결과 같은 취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법원은 앞서 21일 강제동원 피해자 11명이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와 관련해 원고(피해자)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원고들에게 1인당 1억~1억5000만원 상당의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앞서 3월 우리 정부는 2018년 10~11월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일본 피고기업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15명에게 일본 기업을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배상금·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 해법을 내놨고, 일본 측도 이를 수용했다.

우리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에 따라 현재까지 이들 강제동원 피해자 15명 중 11명이 배상금을 받아갔다. 정부는 향후 관련 판결에서도 피해자들이 제3자 변제를 통해 배상금을 받아가도록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판결금 지급을 위한 재단의 재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 현재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수혜기업인 포스코가 출연한 40억원 등을 재원을 재단이 배상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추후 배상금 지급 대상이 늘어날 경우에 대비한 재원 확보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특히 정부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배상금 지급을 결정하면서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기에 "정부가 나서서 배상금 재원 마련을 강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는 게 외교소식통의 전언이다. 현재 각급 법원에 계류돼 있는 강제동원 관련 손배소가 60건이 넘는다.

우리 정부는 올 3월 '제3자 변제' 해법 발표 때부터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을 촉구해왔다. 일부 피해자들의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 참여'를 요구하며 제3자 변제 해법 수용을 거부해온 만큼 일본 측에서도 이를 감안해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에 전향적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단 것이었다.

그간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배상 등의 문제가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우리 정부에 제공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며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해왔고, 이 때문에 관련 기업들도 판결을 이행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금 재원 조성 등에 '일본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그와 관련한 논의는 아직 진행된 게 없는 것으로 알려 있다.

우리 정부의 3월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발표 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가 정치·경제·문화 등 분야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위한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조성에 나서기도 했지만,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 관련한 일본의 개별 피고 기업들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을 거부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피고 기업들의 국내 자산을 압류해 현금화하는 절차를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이 다시 한일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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