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천만 찍은 '서울의 봄'···'노량' 바통 터치 갈까? [정지은의 무비이슈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24일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달 22일 개봉한지 33일 만이다. 올해 국내 개봉작으로는 '범죄도시 3'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이며 역대 개봉작으로는 31번째, 한국 영화 중에선 22번째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 발발 이후 한국 영화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범죄도시3'으로 천만 영화를 찍은 이후 다시금 천만 영화를 보기 힘들 것 같았던 국내 박스오피스에 '서울의 봄'의 존재는 희망으로 불타올랐다. 더불어 바통을 이어 받아 지난 20일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 또한 순항 중이다. ‘극장의 봄’은 정말 온 것일까.
◇'범죄도시3' 빼고 ‘잠잠’···풀 죽었던 여름→추석 대전 = 올해 5월 개봉했던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는 '범죄도시' 프랜차이즈의 명성을 이어갈 성적을 거뒀다. 마약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돌아온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의 통쾌한 사이다 액션을 담은 영화는 남녀노소 불문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가로 돌리기에 충분했으며 최종적으로 누적 관객 수 1068만 명을 돌파하며 '천만 영화' 타이틀을 다시금 획득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한국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의 벽을 넘기 힘들었다. 여름 시장을 야심 차게 공략하며 이른 바 '여름 4파전'에 속했던 작품들 중 '밀수'(감독 류승완)만이 5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나머지 '더 문'(감독 김용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는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박스오피스에서 씁쓸하게 퇴장해야 했다. 이후 시작된 '추석 3파전' 또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을 대거 출연시킨 작품들임에도 '거미집'(감독 김지운)은 31만 명,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은 102만 명,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은 191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한국 영화 힘 다시 보여준 '서울의 봄'→'극장의 봄'으로 = 하지만 이렇게 풀 죽어 있던 박스오피스에 다시금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군사 반란 발생의 그날의 기록을 스크린에 옮긴 '서울의 봄'이 극장가를 강타한 것이다. '범죄도시3'보다 더 빠른 속도로 높은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한 '서울의 봄'은 평일에도 빠른 기세를 보이며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더불어 박스오피스를 살릴 다음 한국 영화로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 또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으로 노량해전의 생생한 전투와 충무공 이순신의 마지막 순간을 담아내 관객들의 입소문에 오르며 박스오피스 1위 탈환과 동시에 예매량 40만 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의 손익분기점은 720만 명으로 이 기세로만 박스오피스 1위가 유지된다면 무리 없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천만 배우' 된 정우성, 무대인사만 232회...'사과 릴레이' 영상도 밈화 = '서울의 봄'은 베테랑 배우 정우성의 '천만 배우' 타이틀에 대한 한을 이루게 된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에 꾸준히 출연했지만 단 한 번도 '천만 배우'의 영광을 안았던 적 없었던 그는 22일 기준 232회의 무대 인사를 소화하며 관객들을 만났다. 이러한 열정적인 무대 인사 태도는 많은 관객들의 입소문에 더욱 화력을 붙였다.
더불어 SNS 상으로 작품 속에서 군사 반란팀에 있었던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무대 인사를 다니며 사과를 하는 '사과 릴레이'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군사 반란을 주도한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부터 작품 내내 도망 다니기 바빴던 국방부 장관 오국상 역의 김의성 또한 무대 인사 전부터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경쟁 아닌 상생으로...'천만 영화' 감독들의 지원 사격 = 올해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은 '서울의 봄'은 이제 '천만 영화'의 바통을 '노량: 죽음의 바다'에 넘길 계획으로 보인다. 기라성 같던 한국 영화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들을 이때까지 지켜봐왔어서일까, 두 감독들은 서로의 영화를 향한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노량: 죽음의 바다'를 연출한 김한민 감독은 '서울의 봄' 개봉 전날 관객들과의 대화(GV) 행사에 참석했으며 '서울의 봄'의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은 '노량: 죽음의 바다'의 개봉 3일 째인 22일 GV 행사에 참여했다. 각 GV에서 그들은 한국 영화, 그리고 서로의 영화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상생을 향한 멘트를 아끼지 않았다. 김한민 감독은 '서울의 봄'에 대해 "현대사를 스크린에 옮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으며 김성수 감독은 '노량: 죽음의 바다'에 대해 "견줄 작품이 없는 걸작"이라 칭했다. 이렇게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연말 국내 박스오피스는 앞으로도 서로를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이끌며 순항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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