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주세요","아빠 보고싶어요"…우크라 아이들의 성탄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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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에서 두 번째 성탄절을 맞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소망이 전해졌다.
카야는 성 니콜라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있는 아빠가 성탄절에 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썼다.
1년 6개월 전 독일 뮌헨으로 피란왔다는 아르템(7)과 티모피(6) 형제는 각각 성니콜라스에게 바라는 것으로 "평화, 건강, 꽃이 만발한 우크라이나"와 "평화, 가족, 우크라이나, 아빠, 신"을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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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전쟁 속에서 두 번째 성탄절을 맞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소망이 전해졌다. 평화를 기원하고, 전장의 아빠를 만나고 싶다는 애틋한 바람이었다.
최근 한 달간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이 심해지면서 추위 속에서 전기, 난방, 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우크라이나는 올해도 스산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할 처지다.
미국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성 니콜라스에게 전한 편지와 소망, 그리고 이들의 사연을 23일(현지시간) 전했다.
11살 소녀 솔로미야의 올해 소원은 평화다. 솔로미야는 이미 전쟁의 아픔을 안다. 아빠가 러시아의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동부 일부를 점령했던 2014년 전쟁에 참가했다가 숨졌다. 8년 후 러시아가 본격적인 침공할 당시 솔로미야와 가족은 키이우 교외 부차에 살고 있었다.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하자 가족들은 안전을 찾아 우크라이나 북서부로 옮겨왔다.
6살 소녀 카야는 아빠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카야의 아빠 드미트리는 우크라이나 동부 아브디우카에서 러시아군과 싸우고 있는 제47 기계화여단 소속이다.
카야는 성 니콜라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있는 아빠가 성탄절에 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썼다.
5살 소년 막스는 새집 창턱에 성 니콜라스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를 남겼다. "승리를 주세요"
키이우에 살던 막스의 가족은 전쟁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 서부로 옮겨왔다. 막스의 엄마는 막스가 어른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다가 애국심과 우크라이나 승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챗GPT를 이용해 성 니콜라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 아이도 있었다. 12살 카티아는 올 한해 감사했다며, 내년에 그림을 더 잘 그리고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리고 "(성 니콜라스가) 방공(시스템)에 격추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카티아는 키이우에 살고 있다.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이 날아드는 곳이다. 포격은 방공시스템이 대부분 차단하지만, 큰 폭발음이 들리기도 한다.
여느 어린아이와 다름없는 소박한 소원도 있다. 10살 소녀 아나스타샤는 푹신한 귀마개를 갖고 싶다고 썼다.
다만 현실은 복잡하다. 아나스타샤는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지역 출신이다. 러시아는 아나스타샤 가족에게 우크라이나 신분증을 러시아 신분증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아나스타샤가 러시아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아이를 데려가겠다고도 했다. 결국 이들은 두 달 전 키이우로 옮겨와 재활센터에 머물고 있다. 아나스타샤는 미술 치료를 받고 있다.
1년 6개월 전 독일 뮌헨으로 피란왔다는 아르템(7)과 티모피(6) 형제는 각각 성니콜라스에게 바라는 것으로 "평화, 건강, 꽃이 만발한 우크라이나"와 "평화, 가족, 우크라이나, 아빠, 신"을 적어두었다.
작년 2월 전쟁이 시작된 후로 숨진 우크라이나 어린이는 최소 560명이다. 우크라이나 유엔 인권 감시단은 어린이 560명 이상을 포함해 최소 1만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달 밝혔다. 부상자는 1만8천500명이 넘는다. 사망자 확인이 어려운 현재 교전 지역을 합하면 실제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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