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혜택+옵트아웃까지 '디테일'서 앞섰던 LAD…하지만 美 언론의 곱지 않은 시선 "오타니처럼 특정 팀 선호"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제안을 보면 어떤 클럽보다 다저스를 선호하지 않았을까"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복수 언론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LA 다저스가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야마모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21년 퍼시픽리그 투수 4관왕과 함께 정규시즌 MVP 타이틀을 품고,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손에 넣은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3년 연속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던 올 시즌 성적은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3을 마크했다.
이번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은 오타니를 제외하면 눈길을 끄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구단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탓에 아시아에서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길 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았기 때문에 '복권'과도 같지만, 빅리그 구단들은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도박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오타니가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121억원)이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전례가 없는 최대규모의 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는 뜨겁게 달아올랐는데, 그 흐름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22일 야마모토가 수많은 기록을 작성하면서 '잭팟' 계약을 품에 안았다.
야마모토와 다저스가 맺은 계약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234억원). 종전 게릿 콜이 뉴욕 양키스와 맺은 9년 3억 2400만 달러(약 4221억원)를 100만 달러 차이로 따돌리면서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들 가운데 최대 규모의 계약을 품에 안았다. 게다가 6년차와 9년차에는 새로운 계약과 행선지를 물색해 볼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까지 포함이 돼 있다.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을 때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야마모토에게 가장 적극적이었던 구단은 세 구단이었다. 바로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 다저스였다. 특히 양키스와 메츠는 야마모토가 유이하게 두 번 이상의 만남을 가질 정도로 야마모토의 영입전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야마모토의 선택은 양키스와 메츠가 아닌 다저스였다.
미국 '디 애슬레틱'을 비롯한 현지 복수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양키스와 메츠 또한 결코 다저스에 뒤지지 않는 계약을 제시했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양키스는 야마모토에게 5년차의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10년 3억 달러(약 3909억원)의 계약을 제시했다. 그리고 메츠는 12년 3억 2500만 달러로 다저스가 제안한 것과 같은 금액을 야마모토에게 제시했다. 특히 양키스는 총 계약 규모에서는 다저스와 메츠에 뒤졌지만, 연평균 금액은 1등이었다.
모두가 비슷한 계약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마모토의 영입전에서 패배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디테일'이었다. 메츠의 제안이 자세하게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다저스는 총 두 번의 옵트아웃 조항을 넣으며 야마모토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움직였다. 게다가 계약금을 5000만 달러(약 651억원)을 안기며 야마모토가 세금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디 애슬레틱'도 계약금의 디테일을 짚었다. 매체는 "협상이 진전되면서 구단들은 연봉을 보너스로 바꿀 수 있었지만, 그들은 5000만 달러의 계약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야마모토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지 않을 경우에는 5000만 달러 계약금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저스는 2024년에 500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며, 야마모토의 세금 절감액은 720만 달러(약 93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키스와 메츠, 모두 3억 달러 이상의 큰 계약을 야마모토에게 제시했음에도 다저스에게 승리할 수 없었던 것에는 앞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디테일의 차이가 있었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미 야마모토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시선을 갖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팀들의 제안을 비교해 보면 야마모토는 어떤 클럽보다 다저스를 선호했을 수 있다"며 "오타니처럼 야마모토가 뛰고 싶었던 특정 팀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팀이 바로 다저스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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