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우기’ 나선 우크라, 올해부터 12월 25일이 성탄절

정미하 기자 2023. 12. 2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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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부터 12월 25일에 성탄절을 기념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정교회를 믿는 국가로 지금까지 율리우스력을 기준으로 매년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해 왔으나,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 지우기'에 나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정교회를 믿는 국가는 지금까지 세계 표준인 그레고리력에 따른 12월 25일이 아닌 율리우스력에 따라 성탄절을 기념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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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교회,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
우크라, ‘러시아 흔적 지우기’ 일환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부터 12월 25일에 성탄절을 기념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정교회를 믿는 국가로 지금까지 율리우스력을 기준으로 매년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해 왔으나,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 지우기’에 나섰다.

영국 BBC 방송은 23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가 성탄절을 12월 25일에 기념하는 것은 1917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정교회를 믿는 국가는 지금까지 세계 표준인 그레고리력에 따른 12월 25일이 아닌 율리우스력에 따라 성탄절을 기념해 왔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중부에 포탄과 로켓 부품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여 있다. / 로이터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가 지난 2022년 2월 자신들을 침공한 이후 러시아 정권을 지지하는 정교회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러시아의 영향력 지우기에 들어갔다. 그 일환으로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1월 7일에 기념한 성탄절을 12월 25일로 바꾸는 법을 지난 7월 도입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각 교구 결정에 따라 12월 25일에도 성탄 미사를 드릴 수 있게 허용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국가 차원에서 성탄절을 12월 25일로 정했다.

성탄절을 준비하는 모습도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 있는 작은 마을 클라우디에보-타라소베에는 크리스마스트리에 다는 공 모양 장식물을 만드는 공장은 전쟁 이전까지 러시아에 장식품을 수출했으나, 전쟁 이후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한 달간 점령하면서 가동을 멈췄다. 지금은 직원의 3분의 1이 복귀해 장식물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장식물에 전쟁 상황을 반영하듯 군인과 전투기, 러시아 탱크를 끌고 가는 우크라이나 트랙터 등을 그리기도 한다.

이 공장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부차시(市)에서는 민간인 학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부차 성 안드레아 성당 옆 추모관에는 러시아에 살해된 민간인 수백 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성당의 안드리 신부는 “불행하게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연결돼 있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이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나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탄절을 12월 25일에 기념하게 된 것에 대해 “러시아에서 벗어난다기보다는 우리가 속한 유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성탄절 날짜를 바꾼 것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중요한 문화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서양식 그레고리력을 채택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유럽과 협력하려는 노력을 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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