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집을 찾을 수 있을까?"...아파트 단지 이름 25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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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 전남 나주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의 공식명칭으로 글자 수만 총 25자입니다. 경기 이천시에는 ‘이천증포3지구대원칸타빌2차더테라스’ 단지가 있습니다. 무려 열여덟 글자입니다. 단지명 1위를 지키다가 2위로 물러났습니다.
15, 16 글자는 흔합니다. 인천광역시 ‘영종하늘도시유승한내들스카이스테이’, 경기 평택시 ‘평택고덕국제신도시고덕파라곤2차’, 서울 서초구 ‘한신양재신동아파밀리에더퍼스트' 등이 대표적입니다.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단지명의 글자 수는 1990년대 4.2자에서 2000년대 6.1자, 2019년 9.84자로 점차 길어지고 있습니다. 1980년대엔 3글자, 2000년대 초반엔 6글자인 것에 비교하면 크게 불어났습니다. 2000년 대 이전에는 '청담삼익' '대치선경' 처럼 지역과 건설사명을 합쳐서 짓는 게 대세였습니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건설사들의 고급화 전략과 맞물려 브랜드명 아파트가 나오면서 아파트명이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이름에 브랜드 명이 붙은 최초 사례는 2003년 3월 입주한 대림산업의 용인 기흥 ‘e편한세상’ 아파트입니다.
e편한세상 성공 이후 건설사마다 브랜드를 내놓기 시작했고, 여기에 강, 호수 조망을 부각하 위해 리버, 레이크, 고급화를 의미하는 써밋, 퍼스트, 베스트, 노블이 더해지면서 아파트명은 본격적으로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건설사가 컨소시엄 아파트 등장도 이름이 길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마포래미안푸리지오, 래미안힐스테이트,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등 2개, 심지어 3개 브랜드가 합쳐진 이름도 등장했습니다. 지나치게 아파트명이 길어지자 아예 별도의 단지명을 작명하는 곳도 있습니다. 송파구의 헬리오시티, 고덕 그라시움 등이 있습니다.
새로운 택지지구,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지역명이 더해지자 아파트명이 15자, 심지어 20자를 넘는 곳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민도 외우기 힘든 이름이다 보니 아예 단지명을 임의로 줄이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이런 가운데 꿋꿋하게 한글이름을 고집하는 건설사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부영주택입니다. 1983년부터 주택건설업과 주택임대업을 해온 부영주택은 여전히 모든 아파트에 ‘사랑으로부영’을 붙입니다.
부영주택은 전국 33개 단지에 26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건설했는데 각 아파트마다 전부 원앙 두마리에 ‘사랑으로부영’이 들어갑니다.
지난해 서울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금의 공동주택 명칭은 길고 복잡해서 불편하다’는 답변은 77.3%에 달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열린 ‘공동주택 명칭 개선 3차 토론회’를 통해 이름을 지을 때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하기,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 사용 자제하기, 최대 10자 적정 글자 수 지키기 등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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