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곳간에 쌓인 현금 10조원…하림, 이걸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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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인수 배경을 놓고 HMM이 보유한 거액의 유보금을 노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MM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하림그룹의 HMM 인수 목적이 HMM 유보금 때문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HMM을 인수하기만 하면 하림 측은 대규모 인수금융과 팬오션 유상증자를 통해 사실상 '무자본 인수'로 수조원의 유보금까지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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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비슷한 '기업사냥' 사례에 의문 커져
노조 "해운기업사냥꾼…유보금 HMM에 쓰여야"
[서울=뉴시스] 이다솜 기자 =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인수 배경을 놓고 HMM이 보유한 거액의 유보금을 노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노조 측은 하림그룹의 유보금 남용 가능성을 강하게 지적하며 본계약까지 이 같은 의문을 해소하는 것이 주 과제라고 강조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MM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하림그룹의 HMM 인수 목적이 HMM 유보금 때문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HMM을 인수하기만 하면 하림 측은 대규모 인수금융과 팬오션 유상증자를 통해 사실상 '무자본 인수'로 수조원의 유보금까지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HMM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사내 유보금)은 10조6585억원에 달한다. 2021년 말 기준 8343억원이었던 유보금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운업 호황으로 2년 만에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반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하림지주가 보유한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662억원에 불과하다. 부족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림 측은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하거나 다른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을 끌어와야 하는 일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유보금이 HMM 경쟁력 강화가 아닌 다른 곳에 쓰일 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하림이 일으킨 대규모 인수금융의 이자로 쓰일 가능성도 크다. 현금 3조~4조원에 대한 인수금융 금리를 8%로 가정했을 때, 1년에 갚아야 할 이자만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유보금을 노린 인수 의혹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10월 삼부토건을 인수한 산업용 로봇 제작업체 DST로봇은 삼부토건의 사내 유보금을 유출하려 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삼부토건 노조도 DST로봇의 '무자본 인수' 등 행보를 지적하며, 사내 유보금을 노린 기업 사냥이라고 사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HMM 노조 측이 하림그룹을 '해운기업 사냥꾼'이라고 간주하고 비판한 점과 맥을 같이 한다. DST로봇 컨소시엄은 삼부토건의 유보금을 바탕으로 외부 투자 유치에 주력하다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만약 HMM이 인수 자금 마련이 삐걱하며 유보금을 탕진하고 파산할 경우 국내 해운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초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HMM은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 선사다. 그러나 이 국적 선사까지 잃을 경우 국내 수출입 기업들은 해외 선사의 고운임 요구에 대처할 마땅한 방법이 없을 수 있다.
전정근 HMM해원연합노동조합(선상노조) 위원장은 "HMM이 보유한 유보금 10조원은 해운산업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며 "허무하게 인수금융 이자로 날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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