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째 무소식에도 희망적' 고우석 ML 포스팅, 손아섭-김재환 때와 다르다

김동윤 기자 2023. 12. 24. 07: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고우석.
고우석(25·LG 트윈스)의 포스팅 소식이 미국 메이저리그(ML) 30개 팀에 알려진 지 어느덧 19일째. 미국으로부터 이렇다 할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지만, KBO리그를 향한 달라진 메이저리그의 시선이 고우석으로 하여금 아직 희망을 놓지 못하게 한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 소식은 다소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지난달 14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고우석과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사전에 미국 도전이 구단과 합의됐던 이정후와 달리 고우석은 스스로 고민하고 LG 트윈스 구단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했다. 포스팅 요청은 11월 24일(이정후), 11월 28일(고우석)로 달랐으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ML 30개 구단에 포스팅을 고지한 건 이달 5일 오전 8시로 계약 마감일도 2024년 1월 3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한국 시간으로 2024년 1월 4일 오전 7시로 같았다.

처남 이정후는 한 발 앞서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2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후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고 있었고 이번 FA 시장에서도 코디 벨린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함께 외야 톱3로 꼽히며 계약 자체는 예고됐었다. 반면 고우석은 지난달 28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을 담당하는 제프 존스가 언급한 것을 제외하고는 유력 매체로부터 나온 소식이 없다. 당시 존스는 윈터미팅을 앞두고 미국 매체 벨레빌 뉴스-데모크라츠를 통해 "세인트루이스는 FA에서 불펜 옵션을 추가할 것이다. 일본의 좌완 마쓰이 유키와 한국의 우완 고우석이 그들의 영입 명단에 있다(Japanese lefty Yoki Matsui and Korean righty Go Woo-suk among thier targets)"고 밝힌 바 있다.

고우석 시장이 잠잠한 이유는 손아섭(35·NC 다이노스), 황재균(36·KT 위즈), 김재환(35·두산 베어스) 등 과거 선배들이 포스팅 무응찰의 아픔을 겪었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메이저리그 도전 직전 몇 년의 성적이 압도적으로 뛰어나거나,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경우가 아니라면 메이저리그 다수 팀의 관심을 끌긴 어렵다. 그렇기에 메이저리그에 욕심이 있는 선수는 미리 의사를 밝히면서 꾸준히 좋은 성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는데 고우석은 두 가지 모두 아니었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중 하나로 불리는 고우석이지만, 올해는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예년만 못했다.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하지도 못했다.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4번의 국제대회를 치렀으나, 통산 성적은 10경기 동안 승리없이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09에 불과했다. 또한 포스팅 도전 자체가 한국에서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급하게 진행됐기에 이미 고우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팀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에는 영입을 고려할 시간이 부족했다.

고우석.

2020년 이전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시도한 다른 선배들 때와 다르게 고우석에게 긍정적인 점은 한국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NPB) 등 아시아 무대를 향해 호의적으로 변한 메이저리그의 시선이다.

최근 이정후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5)의 계약 규모를 지켜본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이번 오프시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트렌드를 눈치챘을 것이다. 이정후와 야마모토가 받은 억 단위의 계약은 메이저리그 팀들이 KBO와 NPB 출신 신인들에게 빅리그 베테랑과 같이 확신하고 존중해 받아들일 생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KBO와 NPB 선수들에 대한 위험 부담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데려올 수 있다는 생각에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적어도 이정후와 야마모토 같은 정상급 선수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영입할 수 있던 시절은 끝나는 거처럼 보인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메이저리그의 시선이 변한 데에는 크게 4가지 이유가 꼽혔다. 안정된 성적, 돈, 보장된 팬층, 얇아진 FA 선수 풀이었다. 과거와 달리 이제 메이저리그 팀들도 KBO리그와 NPB 팀들의 회전수, 타구속도 등 대부분의 투구, 타격 관련 수치에 접근할 수 있다. 그 성적이 메이저리그에 어떻게 치환될지 예측하는 것만이 숙제로 남았다.

고우석(오른쪽).

여전히 가성비도 나쁘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다른 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드래프트 픽을 포기하거나 좋은 유망주를 내줘야 하지만, 아시아 선수들을 데려올 때는 포스팅비만 신경 쓰면 된다. 당장 얼마 전 메이저리그에 발을 디딘 이정후와 야마모토만 해도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가 지불할 금액은 각각 1882만 5000달러(약 245억 원)와 5060만 달러(약 659억 원)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잇따른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성공과 얇아진 FA 선수 풀은 메이저리그 팀들로 하여금 영입을 고려하게 만들고 있다. KBO리그 최고 마무리 고우석도 그런 측면에서 언급됐다.

고우석은 2017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해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 368⅓이닝 401탈삼진을 기록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최근 고우석의 포스팅 소식을 알리면서 "고우석은 파워풀한 스터프를 가진 우완 투수다. 그의 직구는 시속 93~95마일(약 149.7~152.9㎞)에 형성되며 최고 98마일(약 157.7㎞)도 찍는다. 투구 동작에서 디셉션(숨김 동작)이 부족하고 때때로 밋밋한 직구를 던지지만, 여전히 순수한 구위만으로도 타자를 이길 수 있다"고 장점을 소개한 바 있다.

CBS 스포츠는 "남은 오프시즌에 주의를 기울이면 올 겨울 메이저리그 팀들이 2티어, 3티어 국제 FA 선수를 찾는 모습을 분명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본의 선발 투수 우와사와 나오유키(29·니혼햄 파이터스), 불펜 투수 마쓰이 유키(29·라쿠텐 골든이글스), 한국의 불펜 투수 고우석을 떠올려라. 이들은 야마모토나 이정후 수준은 아닐 수도 있지만, 메이저리그 팀들이 그 어느 때보다 KBO리그와 NPB 선수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금이라면 빅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