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뉴닉’이 피자 파티를 연 이유 [미디어 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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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닉'은 2018년 12월 뉴스레터 서비스로 시작한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뉴닉의 독자 의견 교환 콘텐츠 '피자스테이션'의 첫 오프라인 만남을 위해서였다.
뉴닉 앱 데이터를 보면 피자스테이션에 의견을 내는 이용자의 충성도가 일반 이용자에 비해 두 배가량 높다.
나는 피자스테이션을 미디어 리터러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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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닉’은 2018년 12월 뉴스레터 서비스로 시작한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현재 뉴스레터 구독자 58만명, 앱 누적 사용자 30만명을 확보했다. 다섯 달 전인 7월8일, 뉴니커(뉴닉 구독자)와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행사를 오랜만에 열었다. 2019년 뉴닉 마스코트인 ‘고슴이’의 돌잔치를 연 뒤로 4년 만이었다.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번 행사의 이름은 ‘피자 파티’. 물론 피자나 나눠 먹으려고 뉴니커 25명을 불러 모은 것은 아니다. 뉴닉의 독자 의견 교환 콘텐츠 ‘피자스테이션’의 첫 오프라인 만남을 위해서였다.
피자스테이션을 잠깐 소개하자면 이렇다. 매주 월요일 뉴닉 앱과 뉴스레터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법한 주제를 하나 제시해 3일 동안 뉴니커의 의견을 받는다. 목요일에는 에디터가 의견을 정리해 통계와 전문가 분석 등을 엮어서 콘텐츠 한 판을 선보인다. 의견(토핑)이 많이 모일수록 피자를 더 맛있게 만들어서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콘셉트다. 주 4일제 시행, 사형제 부활, 탕후루 열풍, 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뉴니커의 생각을 물었다. 뉴닉 앱 데이터를 보면 피자스테이션에 의견을 내는 이용자의 충성도가 일반 이용자에 비해 두 배가량 높다.
피자 파티는 ‘뉴니커끼리 직접 만나면 더 생생한 논의의 장을 만들 수 있겠다’ 싶어 진행한 것이다. 기존 콘텐츠는 뉴니커가 보내준 의견을 에디터가 정돈해서 내보내는데, 행사에서는 가감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기대했다. 당일 주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든 창작물’이었다. “창작물을 규제해야 한다” vs “인공지능을 쓰는 건 자유다” 같은 이분법 논의를 넘어, “인공지능이 만든 창작물이 흔해진다면 사람이 만든 창작물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자”라거나 “어떤 도구든 범죄에 악용하는 사람이 문제이므로 전면 규제가 아닌 섬세한 규제가 필요하다”라는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참가자들은 시간이 짧아 아쉽다며 다음 모임은 더 길게 기획해달라는 후기를 남겼다.
피자스테이션이 이렇게 인기 있는 이유는 ‘각 잡힌’ 토론을 요구하지 않는 데 있다. 누가 틀렸는지 옳은지 따지지 않으며 논쟁의 승패를 정하지 않는다. 뉴니커가 자기 생각을 한 줄이라도 자유로이 내놓는 것을 지향한다. 그것만으로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피자스테이션의 매니저 정그린 에디터는 “남의 글을 읽기만 하고 ‘이 말이 맞네’ 생각하는 거랑 직접 한번 얘기해보는 거랑 무척 큰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자기 생각을 한 줄이라도 자유로이 내놓는 것
실제로 그렇지 않은가. 어떤 사안에 내 생각을 표현할 준비만 해도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달라진다. 내 생각이 맞는지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점검하고,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기 위해 말의 순서를 고른다. 의견을 낸 뒤에는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을 확인하며 재미를 붙인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각자의 세계가 조금씩 넓어진다. 생각의 맥락을 쥐는 힘을 기를수록 내 삶이 윤택해지는 것이다. 피자스테이션을 매주 작성하는 박중현 에디터가 “생각이 넓어지기만 해도 충분하다”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피자스테이션을 미디어 리터러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골자인 ‘메시지를 이해하고 분석해 다시 나만의 메시지를 내놓는 능력’을 자연스레 기를 수 있어서다. 이러한 변화는 뉴니커뿐 아니라 뉴닉에도 이득이다. 뉴니커가 의견을 내놓지 않으면 인기 있는 콘텐츠를 만들지도, 파티를 열 생각도 못했을 테니까 말이다. 미디어와 참여자가 함께 걸을 때 리터러시는 성장한다. 미디어 이곳저곳에서 건강한 논의의 장이 열리길 바라는 이유다.
최창근 (미디어 스타트업 ‘뉴닉’ 에디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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