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美·사우디 경찰이 택한 360도 카메라 ‘링크플로우’

이은영 기자 2023. 12. 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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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두르면 전방위 촬영·녹음에 모자이크도
공무원 민원실, 경찰 수사, 건설 현장서 쓰여
이륜차 블랙박스로 인기… “B2C 본격 공략”
“시작은 지방의 한 군청이었다. 악성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제품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다. 지금은 전국 240개 지방자치단체 중 수도권을 포함한 150개 지자체가 민원실 등에서 링크플로우의 360도 카메라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에도 수출하고 있다. 내년엔 일반 소비자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링크플로우는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360도 카메라를 개발한 7년 차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 사내벤처에서 시작했다. 이 기기에는 카메라가 총 4대 달려 있는데, 4개의 촬영물을 실시간으로 합성해 사각지대 없는 360도 영상을 만든다. 음성도 녹음되고 사양에 따라 실시간 얼굴 모자이크, 얼굴 인식, 음성 통화가 가능하다.

이달 기준 매출 비중은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가 60%이고 건설사 등 B2B(기업 간 거래)가 20%, 해외가 20%다. 무선 영상전송 장비 중에서 유일하게 공공기관용 보안 성능품질(TTA) 인증을 취득했다. 이륜차 블랙박스, 여성 안전 등에서도 수요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링크플로우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 공략에 나선다. 김 대표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링크플로우 제공

―메타버스 시장에 집중하다 사업모델을 전환한 계기가 뭔가.

“특별한 순간을 360도 카메라로 남기고 이를 메타버스 콘텐츠로 활용하기를 바라며 개발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전부 집에만 있게 되면서 매출을 낼 방법이 없어졌다.

360도 카메라는 사각지대 없이 찍히기 때문에 보안용으로 적합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분야 웨어러블 카메라로는 가슴에 차는 보디캠이 있는데, 보디캠은 전방만 찍혀 사각지대가 넓은 문제가 있다. 고정형 카메라 중에는 360도 폐쇄회로(CC)TV가 있지만 음성 녹음이 안 된다.

마침 경남 함안군에서 먼저 우리 제품을 써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고, 함안군청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제품이 퍼지게 됐다. 지금도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주로 관공서 민원과나 주정차 단속, 흡연 단속, 건강보험공단, 노동청, 고속도로 요금소 등 대민업무 현장에서 쓰인다.”

―링크플로우만의 차별점은.

“영상 처리 능력이 독보적이다. 링크플로우는 카메라 하드웨어만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 처리 소프트웨어도 직접 개발한다. 360도 촬영은 4개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합성하는 기술이라 단순히 카메라만 잘 만든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 우리는 실시간으로 피사체의 얼굴을 인식하거나 민원인의 얼굴을 모자이크로 가리는 기술을 탑재했다. 이렇게 처리된 영상은 실시간으로 송출이 가능한데, 인터넷 전화로 카메라 착용자와 음성 통화도 할 수 있다.”

링크플로우의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앞뒤에 총 4개의 카메라가 달려 있다. 국내 240개 지자체 중 150개가 도입해 민원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돌발상황 발생 시 민원인에게 고지 후 촬영하면 현장 상황이 사각지대 없이 음성까지 담긴다. /링크플로우 제공

―해외에도 진출했다. 국가별로 링크플로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미국 고객의 반응이 좋다. 보안관, 마약단속국, 국경수비대, 교도소 등에서 우리 카메라를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경찰이 등 뒤에서 총을 맞아 다치거나 숨지는 일이 잦다고 한다. 보디캠은 가슴에만 달려 있기 때문에 측면과 후면은 촬영이 안 된다. 이 때문에 링크플로우 제품이 미국 고객의 호응을 얻었고 50개 주에 총 1만여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실증(PoC)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납품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지난 8월 정부 당국이 회사에 방문해 구매를 논의했고, 현재 경찰청에서 일부 이용 중이다. 현지 보안요원들이 많이 쓰고 있는데, 사우디 국가 특성상 왕실 관련 VIP가 매우 많다고 한다. 보안요원도 얼굴을 다 알지 못해 화이트리스트 관리가 쉽지 않다고 한다. 링크플로우 카메라는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가 있고 실시간 음성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한 사람의 얼굴을 등록해 두면, 원격지에서 보안요원 카메라에 찍히는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링크플로우 '핏360'의 자전거 운전 촬영 영상. /링크플로우 제공

일본에서는 B2C로 잘 팔린다. 우리나라보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이용 인구가 많다 보니, 이륜차용 블랙박스로 쓴다. 올해 5월부터 미츠바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용품대상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B2G 외에도 건설사에 중대재해 예방 설루션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로 건설 현장에서 안전관리자가 이용한다.”

―출시 준비 중인 신제품이 있나.

“B2C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기존처럼 목에 두르는 형태가 아니고 네모난 박스형으로 개발 중이다. 필요에 따라 몸에 착용할 수도, 어딘가에 부착하거나 거치할 수도 있다. 경쟁사 제품은 화질이나 화각이 좋으면 사용 시간이 짧고, 사용 시간이 길면 화질이 떨어지고 화각이 좁은 불편함이 있었다. 내년에 나올 신제품은 모든 장점을 살리려 한다. 내년 5~6월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은 50만원대에서 30만원대로 낮추려 한다.”

―매출 성장세는 어떤가.

“2020년 7억원에서 2021년 14억원, 2022년 23억원으로 매년 두 배가량 성장하고 있다. 올해 50억원, 내년에는 100억원의 매출이 날 것으로 전망한다. 예상대로 올해 매출이 50억원을 돌파하면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게 된다.”

―상장 일정도 궁금하다.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 중이다. 내년 1분기에 지정 감사, 2분기에 기술평가, 3분기에 예비 심사를 청구한 뒤 2025년 1분기에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NH투자증권이 주관한다.”

―장기 목표는.

“일단은 기존 사업을 잘 다져 나가려 한다. 추후에 가상현실(VR)이나 메타버스 시장이 더 무르익으면 몰입형 영상 콘텐츠 시장으로 진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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