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빗길에 쓰러진 70대…100m 거리 군인이 뛰어와 구조

구급대 도착 15분 동안 응급조치

스마트워치로 구급대원과 소통하며 응급조치를 수행한 한 상사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서인식 원사 제공]

(충주=연합뉴스) 김수지 인턴기자 = 70대 노인이 빗길에 미끄러지며 넘어져 의식을 잃었으나 멀리서 이를 지켜본 공군 부사관이 빨리 뛰어와 응급조치를 해준 덕에 위기를 넘겼다.

2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오후 7시경 충주시 봉방동의 한 골목길에서 A(77)씨가 뒤로 넘어지며 주차된 차량에 머리를 부딪혔다. 마침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소속 한성환 상사(34)가 100m 거리에서 A씨를 발견하고 신속하게 달려왔다.

한 상사는 A씨의 의식을 살핀 후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가 도착하기까지 15분간 응급조치를 했다. 그는 "멀리서 어르신이 쓰러진 걸 보자마자 달려가 괜찮냐고 여쭤봤는데 의식이 없었다"며 "신고 후 구급대와 스마트워치로 소통하며 환자 상태 등을 알렸고, 구급대원이 요청하는 조치를 했다. 호흡은 하고 계셔서 심폐소생술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인은 5분 정도 지났을 무렵 눈을 떠 힘겨운 손짓으로 머리와 허벅지에 손을 갖다 댔고 이를 본 한 상사는 구급대원에게 상황을 전한 후 A씨의 허벅지를 주무르며 그가 다시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었다고 한다.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소속 한성환 상사 [한성환 상사 제공]

한 상사는 "노인이 머리와 허벅지를 가리켰는데, 갑작스럽게 놀란 근육이 경직돼 아픈 건가 싶어 주물러 드렸다"며 "머리는 출혈이 안보였는데 뇌 안쪽을 다친 건가 싶어 계속 말을 걸어 의식을 잃지 않게 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동네 주민은 A씨 가족에게 알렸고 비슷한 시간에 119 구급대가 도착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넘어지며 고관절을 다쳤지만, 수술 후 안정을 찾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A씨의 아들 B씨는 "산책하러 나가던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다"며 "한 상사님께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남이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달려와서 도와주신 덕분에 아버지가 목숨을 구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 상사는 "무엇을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어르신 가족들이 정말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말씀해주셔서 더욱 보람찼다"며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주저 없이 다가갈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charcoal61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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