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죽으면 우린 어떡하라고”…불타는 차, 사람 구하러 무작정 달려간 쌍둥이 아빠 [우리사회 작은 영웅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3. 12. 2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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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9일 오후 2시께 울산 남구 달동의 어느 편의점 앞.

주차된 차량에서 갑자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불이 붙어 폭발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날 오후 쌍둥이 아이들과 키즈카페에 갔어요. 우연히 2층 유리창을 통해 주차된 차량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것을 봤어요. 함께 이를 본 아내와 지인들도 다들 놀랐죠. 순간 뇌리에 지금 빨리 조치를 하면 상황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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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 즉시 달려가
소중한 생명 구해
이부환씨 ‘생명존중대상’ 수상
이부환 씨. [사진 제공 = 생명보험재단]
지난 4월 9일 오후 2시께 울산 남구 달동의 어느 편의점 앞. 주차된 차량에서 갑자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불이 붙어 폭발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순간 차량 문을 열고 나온 한 운전자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긴박한 상황은 편의점 주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때 한 남성이 편의점으로 황급히 들어간다.

“이날 오후 쌍둥이 아이들과 키즈카페에 갔어요. 우연히 2층 유리창을 통해 주차된 차량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것을 봤어요. 함께 이를 본 아내와 지인들도 다들 놀랐죠. 순간 뇌리에 지금 빨리 조치를 하면 상황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이부환 씨.[사진 제공 = SBS 보도화면 캡처]
CCTV 영상을 보면 소화기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에 들어간 남성은 편의점 직원이 건넨 소화기까지 2개를 번갈아 가며 차량을 향해 분사했다. 이 과정에서 불이 붙은 차량 바로 옆에 쓰러진 운전자를 발견했다.

“불을 빨리 끄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 싶었어요. 다급히 소화기를 분사하던 중 불타는 차량 옆에 쓰러져 있는 운전자를 발견했죠. 불길이 제법 커서 운전자부터 멀리 옮겨야 했어요.”

남성이 소화기로 화재 진압에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방차가 도착했고 그렇게 10여분 만에 불길은 잡혔다.

불이 난 차량이 있던 주차장 자리는 시커멓게 그을려 있어 당시 긴박했던 화재 현장을 그대로 보여줬다.

불길을 잡기 위해 남성이 서슴없이 나서지 않았다면 차량에서 쓰러진 운전자 역시 방치돼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법하다.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에 나선 남성은 쌍둥이 아빠 이부환(36) 씨다.

이씨는 “빨리 조치하면 불을 끌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달려가게 됐다”며 “저도 쌍둥이 아빠인데 그분도 누군가의 가족일 것이란 생각에 지체 없이 행동에 나섰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씨는 이 사건 후 ‘어린 쌍둥이도 있는데 만약 큰일이라도 났으면...’, ‘나 과부되면 어쩌려고...’ 등 아내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혼이 났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심 아내가 남편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면서 “아이들도 자라면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3년 생명존중대상’을 수상한 이부환 씨(가운데). [사진 제공 = 생명보험재단]
이씨는 이 일로 상도 받았다.

생명보험재단은 지난 15일 생명존중 정신을 실천한 공로자를 발굴해 포상하는 ‘2023 생명존중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상자로는 사회적 의인 부문에서 경찰관 4명, 소방관 3명, 해양경찰관 3명, 일반시민 5명 등 총 15명이 선정됐다. 일반시민 부문에서 이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생명보험재단은 2007년에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9개의 생명보험사들이 협력해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생명보험이 지향하는 생명 존중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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