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2개 美여성, 동시임신 후 동시출산 성공…“100만분의 1 확률”

김명일 기자 2023. 12. 2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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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 해처와 딸 록시(왼쪽), 레블(오른쪽). /앨라배마대 병원

자궁이 2개인 미국의 한 여성이 이틀에 걸쳐 각각의 자궁에서 아이를 출산하는데 성공했다. 병원 측은 두 자궁 모두 임신할 확률이 100만분의 1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주에 거주 중인 산모 켈시 해처(32)는 앨라배마 대학교(UAB) 병원에서 지난 19일 딸 쌍둥이 중 첫째를, 다음날에 둘째를 출산했다. 해처는 두 개의 분리된 자궁을 가졌는데 각각의 자궁에 딸 한명씩을 임신했었다.

해처는 17세 때 자신이 두 개의 분리된 이중 자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UAB는 이중 자궁은 전체 여성의 0.3% 정도가 가진 보기 드문 선천성 기형이라고 설명했다.

해처는 이미 세 번의 출산을 경험했지만 동시 임신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해처는 정기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가 둘이고 각각 다른 자궁에 착상했다는 사실을 알고 “숨이 막혔다. 우리는 그것을 믿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동시 임신은 이례적인 사례라 병원 측은 해처의 분만 때 담당 인력을 두 배로 늘리며 대비했다.

의료진의 노력 끝에 해처는 임신 39주차인 19일 저녁 7시45분쯤 자연분만으로 첫째 아이 록시를 출산했고, 약 10시간 후 제왕절개 수술로 둘째 아이 레블을 무사히 출산했다. 두 아기의 몸무게는 각각 3.4㎏, 3.3㎏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해처의 분만을 이끈 리처드 데이비스 교수는 아기들이 각각의 자궁에 착상해 일반적인 쌍둥이들과는 달리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는 추가 공간을 누렸다”며 “아기들은 각각 다른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다”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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