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화장실서 ‘끙끙’…이게 추위 탓이라고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12. 2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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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변비 환자 64만명
소아는 삼투성 하제로 치료
1년 복용해도 부작용없어
노인은 생활습관 개선해야

매서운 강추위로 몸이 한껏 움츠러든 요즘, 남녀노소 모두가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변비’다. 변비란 배변 시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 대변이 아주 딱딱하게 굳은 경우, 불완전 배변감(후중감)이나 항문직장의 폐쇄감이 있는 경우, 원활한 배변을 위해 부가적인 처치가 필요한 경우, 일주일에 배변 횟수가 3번 미만인 경우 등을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이같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변비라 정의한다. 배변은 건강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활동이기 때문에 변비를 가벼운 질환으로 간과하고 방치해선 안된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변비 환자는 2011년 57만9000명에서 2015년 61만6000명, 2020년 63만6000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변비의 원인은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다. 식사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한 경우, 변의감이 있는데도 여러 이유로 배변을 자주 참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바깥 활동을 줄이면 이전에 없던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박광범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평소보다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장 운동도 활발히 일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변비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생길 수 있지만 특히 9세 이하 어린이, 70세 이상 노인, 여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소아는 성인과 달리 기질적 원인이 없는 기능성(특발성) 변비가 주로 발생한다. 노인들은 기저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 줄어든 식사량, 둔화된 갈증 감각 등에 의해 섬유질과 수분이 부족할 경우 변비를 앓는다.

일반적으로 생후 2주경의 신생아는 하루 평균 4회 대변을 본다. 대장의 수분 보유 능력이 성숙되면 2세부터는 평균 1.7회, 3~4세는 성인과 유사하게 하루 3회에서 주 3회 정도의 배변을 한다. 소아 변비의 대표적인 증상은 만 4세 이상인데 배변횟수가 주 2회 이하거나 일주일에 최소 한번 이상 유분증(대변 지림)을 보이는 것, 배변 시 굳은 변을 보면서 힘들어하는 것, 직장에 대변이 다량으로 저류돼있는 것, 대변이 굵어서 변기가 막히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1개월 동안 최소 1주일에 한 번 이상 나타나면 변비로 진단한다.

소아 변비를 치료하려면 약물이나 관장으로 직장에 저류된 대변을 제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후 대변을 참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변을 묽게 하는 하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인 배변이 최소 2개월 이상 유지되면 하제를 점차 줄여도 된다.

만약 보호자 임의대로 약물을 감량하거나 중단할 경우 변비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배변 감각이 둔해져버린 대장의 기능을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것까지 치료 과정에 포함되기 때문에 최소 수개월이 필요하다. 소아 변비 치료제는 성인에 쓰는 자극성 하제가 아닌 삼투성 하제기 때문에 장기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연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들에게 쓰는 변비약은 몸에 흡수되지 않고 변을 묽게 만든 뒤 빠져나가기 때문에 상당히 안전하다”며 “1년 이상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출처=픽사베이
노인성 변비의 문제점은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이를 소화 장애로 치부하고 방치하기 쉽다는 것이다. 배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장 폐색 위험이 높아진다. 치료를 위해 가까운 의료기관을 꼭 방문해야 하는 이유다. 또 전문의 처방 없이 시중에 파는 변비약이나 보조식품을 장기간 남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장 점막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장 연동 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무기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내 신경층이 파괴되면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

변비를 예방하려면 장 운동이 가장 활발한 때인 아침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간혹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으면 장이나 항문이 자극에 둔감해질 수 있다.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말고 가급적 30분내 화장실을 가는 것도 필요하다. 원활한 장 운동을 위해 30분 이상의 걷기, 규칙적으로 식사하기,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 잡곡 등을 섭취하기, 하루 2리터가량의 물 마시기 등을 실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단, 커피나 짠 음식으로 이뇨 작용이 활발해지면 체내 수분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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