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세라티 브랜드의 기술적 도약을 이끈 아이콘 - 마세라티 보라
독특한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의 조화
전쟁이 남긴 상처 속에서도 ‘의미있는 유산’이 선사한 혜택이었고 달콤한 열매였다. 자동차 산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동차를 위한 여러 기술들이 빠르게 등장했고, ‘규모의 경제’까지 더해지며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어진 1960년대와 1970년대,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은 여러 요소로 피어난 황금기를 거치며 자동차 산업의 기술적인 발전과 패러다임의 변화는 물론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 알리는 여러 아이콘들을 선보였다.
당대 마세라티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했던 보라(Bora)는 어떤 차량일까?
1968년, 시트로엥이 마세라티의 지분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며 ‘지배권’을 확보한 후 ‘새로운 스포츠카’에 대한 필요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 요구는 업계의 다른 고성능,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경쟁을 할 수 있는 ‘MR’ 레이아웃이 담겨있었다.
이에 따라 마세라티는 ‘타입 117(Tipo 117)’이라는 코드 네임 아래 브랜드를 이끌 새로운 아이콘 개발에 나섰다. 훗날 이 차량은 ‘북쪽에서 아드리아해 연안으로 부는 차갑고 건고한 바람’을 일컫는 ‘보라(Bora)라는 이름을 부여 받아 브랜드 역사의 특별한 아이콘으로 기억된다.
1968년 개발을 시작한 마세라티는 놀랍게도 이듬 해인 1969년,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후속 작업에 돌입했다. 그 결과 1971년, 제네바에서 최종 사양의 ‘보라’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해 당대의 자동차 소비자, 그리고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세라티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보라는 4,335mm의 짧은 전장, 그리고 1,768mm의 전폭과 1,134mm의 전고를 통해 경쾌하면서도 민첩한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여기에 휠베이스는 2,600mm이며 공차중량는 1,830kg로 ‘다양한 기술 요소’가 대거 탑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라는 ‘독특한 개발 배경’에서 탄생한 만큼 당대 브랜드의 모든 역량이 담겼다. 먼저 디자인은 당대 이탈디자인(Italdesign)을 대표했던, 그리고 여전히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하나로 평가 받는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의 손길을 거친 것으로 날렵하고 늘씬한 차체, 그리고 독특한 루프 패널 및 후측방의 형태 등이 눈길을 끈다.
이는 루프 패널을 차체 끝까지 길게 그려낸 덕분이며, 당대 다른 차량들과 다른 ‘보라’의 독특한 디자인 요소로 평가 받았다. 이어지는 후면은 깔끔하고 간결하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0.30Cd, 당대로는 무척 뛰어난 공기저항 계수를 확보했다.
보라는 차량의 체격도 크지 않았고, 미드십 구조를 통해 ‘실내 공간의 여유’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인테리어의 패키징, 그리고 구조적인 설계에서의 완성도를 높이며 공간 가치를 대폭 끌어 올렸다.
대시보드 패널과 공간을 채우는 요소들을 고급스럽게 연출한 것은 물론이고 만족스러운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시트 및 각종 부품의 배치를 새롭게 조율했다. 여기에 페달 조절 기믹과 스티어링 휠 텔레스코픽 기능 등이 더해져 ‘승하차’의 편의성을 더했다.
이러한 구성은 보라의 성격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실제 마세라티는 보라를 개발하며 뛰어난 스포츠카로 개발하면서도 마세라티의 출범 이후 모든 차량에 부여되고 있는 GT적인 성향도 함께 담아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포츠카로 개발된 만큼 보라 역시 뛰어는 고성능 파워 유닛, 그리고 다채로운 경험과 노하우를 곳곳에 담아 우수한 운동 성능을 구현했다.
실제 보라에 탑재된 엔진은 V8 레이아웃에 4.7L의 배기량을 갖춘 엔진으로 최고 출력 310마력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 시장의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당대 기블리에 탑재되었던 V8 4.9L 280마력 사양을 마련해 시장에 공급했다.
우수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운동 성능을 구현하는 것 외에도 실내 공간과 엔진룸을 보다 명확히 배분하고, 방음재를 적극 사용하고 엔진 및 변속기 마운트 소재 개선으로 ‘승차감’ 및 정숙성을 더했다.
이외에도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은 물론이고 다채로운 편의사양 등이 더해져 ‘보라’의 가치와 존재감을 한층 강조했다.
보라는 1971년 판매를 시작하며 1978년까지 ‘짧은 활동기’를 가지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판매 실적 역시 564대로 다소 아쉬운 모습이며,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그룹 4′ 레이스카를 개발하는 과정은 있었지만 그룹 4의 ‘로드카 승인 규칙’을 충족하지 못하며 실제 모터스포츠 무대에 참여,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보라는 당대 모터스포츠 기술을 기반으로 더욱 뛰어난 차량을 만들고자 했던 ‘마세라티’의 의지를 표현하며, 보라의 경험은 훗날, 그리고 지금까지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하이엔드 스포츠 모델, ‘MC12’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지금의 MC20로 이어진다.
한편 마세라티는 보라에 담긴 브랜드의 의지를 강조하며 지난 2021년, 보라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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