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상의 디지털 휴머니티 대학’ 도전…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글로벌 추진력 돋보여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숙명여대에서 청소 일을 하다가 퇴직금의 절반을 장학금으로 전달한 따뜻한 기부자 스토리를 전하는 숙명여대 장윤금 총장의 인터뷰를 최근에 본 적이 있다. 한파에 얼어붙었던 필자의 마음을 녹여준 이야기가 더 따뜻하게 느껴진 것은 그 이야기를 전하는 장 총장의 표정과 태도 그리고 말씨 때문이었다.
장 총장은 1906년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한국 최초의 민족여성사학인 숙명여대에서 교수, 직원, 학생, 동문이 직접 선출한 최초의 직선제 총장이다. LINC3.0, SW중심대학사업 등 대학교육체계 혁신동력이 되는 주요 정부재정지원사업 선정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장으로서 사립대 자율성 확보와 위상 제고에 힘쓰고 총장으로서는 학생이 행복한 ‘세계 최상의 디지털 휴머니티 대학’이라는 숙명 2030비전을 제시한 장윤금 총장을 이미지 브랜딩 차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Appearance
숙명 로얄블루와 기품 있는 외유내강 스타일
여성의 지혜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장 총장의 복장에는 숙명다운 공식이 있다. 숙명여대 공식 홈페이지 사진 및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숙명여대의 심벌 색상인 숙명 로얄블루가 포함된 스커트 또는 바지 정장 스타일을 기본으로 한다.
네이비 색상이나 기타 다른 색상의 재킷을 입었을 경우에는 쿨톤 피부에 어울리는 로얄블루 컬러의 블라우스나 셔츠 또는 스카프를 통해 숙명 이미지 브랜딩을 강화하고자 노력한다고 분석된다.
‘고결한 마음’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숙명의 교화인 매화처럼 기품 있는 헤어스타일과 입술에 포인트를 준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늘 부착된 숙명 배지 그리고 외유내강의 부드러운 표정은 장 총장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분석된다.
Behavior
세상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힘, 겸손한 배려심
올해 가을 필자가 숙명여대에서 강의를 마치고 정문까지 걸어 내려와 근처 커피숍으로 이동한 적이 있었다. 필자를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장윤금 총장이었다. 숨을 몰아쉬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으로 보아 한참을 뛰어온 듯했다.
인사는 아랫사람이 먼저 하는 규칙이 아니라 ‘반가운 사람이 먼저 하는 배려’임을 솔선수범하는 장 총장의 태도는 청소나 경비를 하는 직원들에게도 예외가 없었다. 이런 겸손한 태도는 ‘고고함’의 의미를 갖는 교조인 ‘백로’의 우아함을 닮고, 숙명여대가 강조하는 ‘세상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힘’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분석된다.
최근 장 총장이 전임 총장들을 학교로 초청해 진행한 간담회에는 제13~16대 총장을 역임한 이경숙 총장, 제18대 황선혜 총장, 제19대 강정애 총장이 참석했다. 전임 총장들은 팬데믹 기간에 학교를 이끌어온 장 총장을 격려하고 숙명의 도약과 발전을 논의했다고 전해진다.
전·현직 총장들의 아름다운 화합은 ‘불로장생’의 의미를 담고 있는 숙명의 교목인 소나무를 연상시키면서 영원한 숙명의 이미지를 브랜딩하는 막강함이 있다고 본다.
디지털휴머니티 대학을 향한 추진력
장 총장의 업무 추진력은 빠르고 강하다는 교내 평가를 받는 편으로 숙명여대 디지털휴머니티센터는 디지털·인문학 융합연구 및 교육의 구심점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휴머니티 융복합 연구, 학생 창업, 산학협력 등 중점 특화 분야에서 글로벌 교류를 강화해 숙명여대의 비전 실현을 향한 추진력은 계속 진행 중이다. 황젬마 동문과 황규빈 회장 부부가 숙명여대에 2023년에 2회에 걸쳐서 총 800만 달러(약 110억원)를 기부하면서 장 총장은 숙명여대 117년 역사상 최대 금액의 개인 기부 약정을 받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글로벌리더십과 네트워킹을 주제로 각국의 외교사절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개설하는 등 세계화 역량 강화 활동에 기여했다. 이처럼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지식정보와 디지털 리터러시 전문가로 온라인교육 플랫폼을 미리 구축하는 등 미래 대학교육혁신운동을 주도하며 업무 처리에서 대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된다.
Communication
간결하고 부드럽지만 파워풀한 설득력, PREP 스피치 활용
“미래에는 전공지식이나 전문성, 학업 성취도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나 포용력과 같은 소프트파워, 소프트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장 총장이 했던 인터뷰처럼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총장 취임 후 전체 학과별 교수간담회를 일일이 갖는 등 총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공감능력과 정서적 유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분석된다.
장 총장의 다양한 언론 인터뷰는 언어 메시지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간결하고 부드럽지만 ‘PREP 법칙’을 통해 설득력을 강화하고 있다. PREP 법칙은 핵심(Point), 이유(Reason), 예시(Example), 핵심(Point) 4단계로 이뤄지는데 숙명여대의 장점을 소개할 때도 적용하고 있다.
“숙명여대의 장점은 숙대 동문을 보면 압니다(Point). 왜냐하면 동문들은 결속력이 강하고 학교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Reason). 한 예로 형편이 어려워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주고 싶어서 동문들과 함께 ‘만 입이 부르는 교가’ 캠페인을 벌였는데요. ‘랜선 합창’으로 교가를 부르고 기부금을 내는 캠페인에 1000여 명의 동문이 참여해 5억원을 모금할 수 있었습니다(Example). 이렇게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동문의 힘이 숙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Point).”
사립대학 재정의 안정적 확보와 대학 자율화 위한 노력
최근 디지털휴머니티 비전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도 PREP 법칙이 적용됐다.
“디지털휴머니티는 중요합니다(Point). 왜냐하면 인간 중심의 디지털 학문을 다루는 디지털휴머니티는 전 세계 대학의 핵심 어젠다이기 때문이지요(Reason). 우리는 세계 최상의 디지털휴머니티 대학이 되기 위해 인문학과 디지털 기술 융합을 통해 창의적 교과목을 개설하고 학제 간 연구도 수행할 것입니다(Example). 디지털휴머니티는 중요합니다(Point).”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으로서도 전체 대학의 85%가 사립대학인 한국 사립대학 재정의 안정적 확보와 대학 자율화의 초석을 이루고자 노력 중이다. 장 총장은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과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민주적인 시스템과 다양성을 갖춘 대학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소통한다고 분석된다.
여성 인재를 기르자…‘토미양화’
‘겨레를 이끌어 갈 여성 인재를 기르자’고 강조하는 장 총장의 행보를 보면, 어진 임금은 인재를 잘 기른다는 의미의 ‘토미양화(土美養和)’가 떠오른다. 아직 숙명여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를 비롯해서 대학의 성장을 끌어 올려줄 기반이 돼야 하는 재정 안정성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2023년 숙명여대의 적립금과 기부금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총장은 대학교의 수준과 이미지를 결정하는 상징이자 측정 바로미터다. ‘오-숙명의 높은 정신 빛나거라 날빛같이 떨치어라 온-누리에’. 숙명의 교가처럼 진정성을 바탕으로 세상을 선도하는 글로벌 숙명의 이미지가 온 누리에 아름답게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