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月 1800개 아이디어 지원… 와디즈 “이제 일본·대만으로”
“우리나라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엄청 혼나요. 도전조차 별로 용인되지 않는 일본이나 문제가 생겨도 괜찮다는 미국과 비교하면 가장 까다로운 곳이죠. 내수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은 한국에서 10년 간 검증받은 와디즈라고 자부합니다.”
이달 중순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있는 본사에서 만난 신혜성 대표는 “내년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2년 5월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소액 투자 중개) 플랫폼 ‘와디즈’를 창업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와디즈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소상공인이나 중소사업자 등에게 대중이 소액의 자금을 댈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와디즈는 서비스 시작 11년 만인 지난 9월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한달 평균 올라오는 프로젝트 수는 1800개, 누적 회원 수는 600만명에 달한다. 월평균 방문자 수는 1000만명이다.
와디즈는 자금 조달 중개를 넘어 이들이 물건을 팔 수 있는 와디즈 스토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수익 모델을 다각화했다. 주 매출원은 펀딩 중개 수수료, 광고 수수료, 스토어 수익 등으로 작년 매출은 34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50% 정도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2015년 10억원의 초기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500억원에 가까운 투자액을 유치했다.
신 대표는 매출 성장의 배경으로 플랫폼에 올라오는 프로젝트 수가 거의 배로 늘어난 것을 꼽았다. 그는 “연초에 월 1000개 정도였던 프로젝트 수가 현재 1800개 정도로 늘어났다”며 “사업자들이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해 와디즈에도 쿠팡이나 G마켓처럼 쉽게 프로젝트를 올리고 모금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들이닥치기 전인 작년 4월부터 성장보다 수익을 챙기며 내실을 다지는 경영 기조로 선제 대응한 것도 경영지표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신 대표는 “와디즈를 창업했을 당시 생겨난 많은 스타트업이 대부분 내수이고 오프라인(이마트)에서 온라인(쿠팡)으로 옮기는 데 머물러 있다”면서 “와디즈는 스타트업부터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팔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해 기존에 없던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와디즈 플랫폼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패션 기업 ‘210에디트’, 햇빛 차단 등 기능성 브랜드 ‘노멀리스트’는 판로 지원에 힘입어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와디즈는 백화점 팝업(임시)매장뿐 아니라 현대홈쇼핑과도 손잡고 온라인에서 검증받은 소상공인 제품을 TV,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 대표는 “소비자 보호가 깐깐한 한국에서 불안정한 프로젝트를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사업을 10여년간 하다 보니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와디즈는 내년에 글로벌 서비스를 본격 선보일 계획이다. 어느 나라에서 들어오든 해당 언어로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고, 결제·배송이 가능하도록 구현한다는 포부다. 그 첫 단계로 일본 최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마쿠아케(幕開け)와 지난 11월부터 교류를 본격화했다. 마쿠아케에서 성공한 기업 중에서 한국 진출을 희망하는 경우 와디즈에 펀딩을 오픈하고, 반대로 와디즈에서 인정받은 기업의 일본 진출은 마쿠아케가 지원하는 식이다. 와디즈는 같은 방식으로 대만 사업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와디즈는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신 대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을 할지, 프리 IPO(상장 전 자금조달)를 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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