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우리술 한잔하며…올해 ‘안녕’ 새해 ‘안녕’
다채로운 매력가진 우리술 여행
유서 깊은 양조장 찾아 소개하고
막걸리·증류주·고량주 등 알리고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게 있다면 사람과 술이다. 한해를 보내며 지금까지 68회 연재된 ‘우리 술 답사기’ 연말정산을 준비했다. 연말정산으로 우리술의 다양한 매력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연말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귀한 자리, 우리술 한잔으로 갈무리해도 좋을 듯싶다.
◆우리 술 답사기에 가장 많이 등장한 지역은?=1위는 충청도(15곳), 2위는 경기도(14곳)이다. 우리술 특성상 품질 좋은 쌀을 사용한 술이 많아 평야가 발달한 지역에 술문화가 융성했다. 좋은 쌀과 사과가 나기로 유명한 충북 충주에선 담을술공방·댄싱사이더·다농바이오, 충남 서천에선 한산소곡주명인·백제명가주조 등 양조장을 취재했다. 경기에선 서울과 가까워 유통에 이점이 있는 지역인 남양주(부자진·에잇피플브루어리·쓰리소사이어티스)·용인(술샘·술담화·부즈앤버즈미더리) 등을 자주 소개했다.
◆이색적인 재료가 들어간 술은?=요즘은 다양한 우리농산물을 사용한 우리술이 많이 나온다. 대전 주방장양조장은 고품질 쑥인 ‘애엽’을 넣어 쑥막걸리인 ‘쑥크레’를 만든다. 경기 양평 C막걸리는 밤·뽕잎·둥굴레·생강 등을 넣은 독특한 막걸리를 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엔 토종쌀 5종으로 빚은 막걸리 ‘세파바이씨’를 내놔 화제를 모았다. 서울 마포구 같이양조장은 샤인머스캣·멜론·매화·팔각 등을 막걸리 재료로 사용한다. 경북 경주 노곡산방은 국내산 체리로 와인 ‘아띠아토’를 만든다. 인천 탁브루는 막걸리에 단백질 20g을 넣은 프로틴막걸리 ‘탁머슬’을 선보였다.
◆병 모양이 독특한 술은?=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전남 곡성 시향가는 우유병 모양의 병에 토란막걸리 ‘시향가’를 담아 판매한다. 담양 추성고을은 대나무를 통째로 잘라 술을 담은 ‘대통대잎술’을 선보였다. 강원 평창 케이알컴퍼니는 병에 독도의 사진과 주소를 넣은 소주 ‘40240독도소주’를 내놨다. 경남 함양 솔송주는 솔방울 모양을 연상케 하는 곡선이 아름다운 병에 ‘솔송주’를 담았다. 전통주 구독서비스 술담화는 요구르트병 형태의 병에 담긴 막걸리 ‘막쿠르트’를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났다. 경기 양주 양주골이가는 떠먹는 막걸리인 ‘이화주’를 만든다. 미국 뉴욕 마쿠는 캔막걸리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가장 비싼 술은?=가장 비싼 술은 전남 해남 해창주조장의 ‘해창막걸리 아폴로’로, 출고가가 110만원이다. 해창주조장은 추후 60도 증류주와 금 50돈으로 만든 금잔으로 구성된 3000만원 상당의 소주세트를 출시한다. 서울 서초구 서울양조장은 1년에 단 1200병만 생산하는 19만원짜리 막걸리 ‘서울골드’를 빚는다. 현재까지 나온 전통주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은 ‘남한산성소주 47도’에 경기도 무형문화재 4인과 유명 작가 1인이 협업한 ‘남한산성소주 더마스터스 컬렉션’. 가격은 1200만원이다.
◆가장 오래된 양조장은?=우리 술 답사기엔 역사가 100년을 넘나드는 유서 깊은 양조장이 많이 소개됐다. 충북 단양 대강양조장(1918년), 전남 해남 해창주조장(1927년), 충북 옥천 이원양조장(1930년), 인천 강화 금풍양조장(1931년), 충남 당진 신평양조장(1933년), 충북 괴산 목도양조장(1939년) 등이 있다. 특히 금풍양조장과 목도양조장은 양조장 건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대부분 양조장 건물이 함께 보존돼 있으니 주말에 찾아가보길 추천한다. 한편 70년간 술을 빚은 전남 강진 병영주조장의 김견식 대한민국 식품명인(제61호)이 우리 술 답사기에서 생애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6월 별세했다.
◆외국 술 못지않은 우리술은?=막걸리만 우리술이냐? 최근엔 국산 농축산물로 다양한 주종의 술에 도전하고 있다. 충북 영동 한국고량주는 영동 수수로 고량주를 만든다. 경기 용인 부즈앤버즈미더리, 충남 공주 석장리미더리에선 꿀로 만든 발효주인 ‘미드’를 생산한다. 전남 담양 담주브로이는 댓잎·죽순을 넣은 쌀맥주 ‘밤블리’를, 강원 춘천 감자아일랜드는 감자를 넣은 맥주를 내놨다.
박준하 기자(전통주 소믈리에)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