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이후 베이비박스 영아 급감..."처벌보단 보호를"
[앵커]
지난 6월 출생 미신고 영아 전수조사 이후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갓난아이가 대폭 줄었습니다.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는 게 영아유기라며 처벌이 강조되자 발길이 끊긴 겁니다.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6월 발표된 감사원의 출생 미신고 영아 전수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아가 2천 명이 넘고,
일부는 학대로 숨지거나 태어나자마자 살해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겁니다.
감사원이 밝힌 미신고 영아 절반가량은 베이비박스를 통해 가정으로 가거나 보호 시설에 맡겨졌습니다.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인 영유아의 안전을 민간 차원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한 겁니다.
전수조사 이후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기가 부쩍 줄었습니다.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는 게 유기라면서 처벌이 강조되자 불안감이 생긴 겁니다.
[미혼모 : 전수조사가 들어가면 부모님에게 연락이 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게 굉장히 좀 크게 스트레스로 다가왔었어요. 그땐 생각이 좀 많이 극단적이었을 때라 애를 그냥 보내고 차라리 처벌을 받겠다 이런 생각도 정말 많이 했어요.]
실제로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온 경우가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지만 대부분 무혐의로 종결됐습니다.
베이비박스 기관 담당자와 상담을 거친 뒤 아이를 인계했다면 영아유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과거 판례도 있습니다.
한편에선 베이비박스가 영아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기를 형편이 되지 않는 경우 아기와 위기 임산부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황민숙 /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센터장 : 지금까지 저희가 2009년 12월부터 지금 현재까지 베이비박스를 통해서 아기 생명을 살린 게 2천 백20명입니다. 만일 여기가 없었다면 그 아이들의 생명이 어떻게 됐을지….]
이런 가운데, 최근 베이비박스에 맡겨지는 갓난아이가 크게 줄면서 어려운 양육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음지로 숨지 않았을까 우려도 나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처벌보다는 산모와 아이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김광현
영상편집; 강보경
그래픽; 지경윤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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