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너졌다' 맨유, 웨스트햄전 0-2 패배...리그 3경기 연속 무승→8위 추락

이현석 2023. 12. 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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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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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웨스트햄에 덜미를 잡히며, 최근 리그 3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맨유는 2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경기에서 0대2로 패배했다.

맨유는 이날 패배로 리그 8위로 추락했다. 반면 웨스트햄은 승점 30 고지에 오르며 리그 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홈팀 웨스트햄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제러드 보웬이 최전방에 자리하고 루카스 파케타, 제임스 워드-프라우스,모하메드 쿠두스가 2선을 구성했다. 중원은 에드손 알바레스, 토마스 수첵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에는 블라디미르 초우팔-커트 주마-콘스탄티노스 마브로파노스-에메르송이 자리했다. 골문은 알퐁스 아레올라가 지켰다.

원정팀 맨유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 원톱에 라스무스 회이룬이 자리하고, 2선에 엘라한드로 가르나초, 브루누 페르난데스, 안토니가 받쳤다. 3선에는 스콧 맥토미니와 코비 마이누가 위치했다. 수비진은 루크 쇼-조니 에반스-윌리 캄브왈라-애런 완-비사카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안드레 오나나가 꼈다. 맨유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빅토르 린델뢰프, 해리 매과이어에 이어 라파엘 바란까지 부상으로 빠지며 유망주 캄브왈라를 선발 명단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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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맨유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두 팀은 경기 초반 중원에서의 압박을 통해 소유권을 계속 주고받으며 치열한 경기 양상을 펼쳤다.

첫 슈팅의 주인공은 웨스트햄이었다. 전반 4분 역습 상황에서 쿠두스가 박스 우측으로 내준 공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초우팔과 에메르송, 파케타의 연계 이후 에메르송의 슈팅을 오나나가 선방해냈다. 이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 흐른 공을 워드-프라우스가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관중석으로 향했다.

보웬의 슈팅도 빗나갔다. 전반 17분 수첵의 패스가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이동한 보웬에게 연결됐고, 보웬은 지체없이 왼발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슈팅은 제대로 임팩트 되지 않으며 골대 옆으로 힘 없이 흐르고 말았다.

맨유는 기회를 날렸다. 전반 35분 역습 상황에서 안토니가 수비 3명 사이를 뚫어내는 패스로 가르나초에게 기회를 내줬지만, 가르나초의 슈팅은 아레올라에게 걸렸다. 에반스의 수비도 빛났다. 전반 37분 웨스트햄 공격진의 빠른 돌파 이후 올라온 크로스가 문전 앞으로 연결됐다면 위험할 뻔했지만, 에반스가 공이 박스 중앙으로 오기 전에 태클로 걷어냈다.

맨유는 계속해서 웨스트햄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38분 가르나초가 박스 안에서 중앙으로 연결하려던 패스 시도가 차단됐으며, 전반 41분에도 페널티박스 혼전 상황에서 브루누와 안토니 등이 슈팅 시도를 노렸지만, 수비에 빠른 커버에 막혔다. 전반은 두 팀 모두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0-0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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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도 두 팀의 공방전은 계속 됐다. 기회를 잡은 쪽은 웨스트햄이었다. 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워드-프라우스가 올린 크로스를 보웬이 정확한 헤더로 연결하며 맨유 골문을 노렸지만, 오나나가 선방으로 위기를 막아냈다.

맨유도 반격했다. 후반 17분 가르나초가 하프 라인부터 드리블로 상대 페널티박스 우측까지 진출했는데, 마지막 순간 시도한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다리에 걸리며 무위에 그쳤다. 후반 19분에도 쇼의 크로스가 수비에 걸리며 문전 앞 공격수에게 연결되지 못했다.

결정적인 기회를 웨스트햄이 차단했다. 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쇼가 과감한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골문 바로 앞으로 향했지만, 가르나초가 공을 건드리기 직전 주마가 이를 클리어링해 위기를 차단했다.

웨스트햄이 선제골로 앞서갔다. 후반 28분 보웬과 파케타가 연계를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파케타는 보웬의 침투 타이밍을 살려 기가막힌 패스로 수비 뒷공간을 뚫었다. 보웬은 그대로 공을 밀어 넣었고, 오나나가 이를 손으로 건드렸지만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웨스트햄은 추가 득점으로 달았났다. 후반 33분 마이누의 패스 실수를 파케타가 놓치지 않았고, 곧바로 수비 2명 사이로 뛰어드는 쿠두스에게 연결했다. 쿠두스는 침착하게 공을 몰고 박스 안으로 전진해, 수비를 제친 후 오른발 슈팅으로 맨유 골문 구석을 찔렀다.

맨유는 2골 실점 이후에도 좀처럼 위협적인 공격을 만들지 못했다. 웨스트햄 수비진은 맨유가 문전 앞으로 전달하는 패스와 크로스를 모두 철저하게 차단했다.

만회골을 위해 분전했지만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웨스트햄 골문 앞에서 브루누와 래시포드 등의 패스가 수비에 막혔고, 레길론이 좌측에서 재차 올려준 크로스는 맨유 공격수들이 없는 곳으로 향하고 말았다. 이후 웨스트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프리킥도 얻었지만, 웨스트햄 수비 머리에 걸리며 밖으로 벗어났다. 결국 경기는 웨스트햄의 2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평점에서도 맨유 선수들의 부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맨유 선수들 중 쇼와 마이누를 제외한 선수들에게 모두 평점 7점 이하를 줬다. 반면 웨스트햄은 6.7점을 기록한 주마 외에 전원이 7점 이상이었다. 특히 맨유는 공격에서 영향력이 부족했던 가르나초가 5.9점, 회이룬이 6.2점, 1군 데뷔전을 치른 캄브왈라가 5.7점으로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웨스트햄은 쐐기골을 넣은 쿠두스가 8.6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득점을 도운 파케타와 결승골의 주인공 보웬이 각각 8.0점과 8.1점으로 활약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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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맨유는 이번 경기 패배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난 리버풀전 무승부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지만, 웨스트햄전 패배로 다시 위기를 자초했다.

향후 일정도 쉽지 않다. 리그 3위까지 오른 상승세의 애스턴빌라를 상대해야 하며, 노팅엄 포레스트와 위건과의 FA컵 경기를 거쳐 내년 1월 15일에는 토트넘을 마주한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시즌 초반처럼 쉽게 패배한다면 텐하흐 감독의 경질 가능성도 커질 확률이 높다.

선수단 공백도 발생한다. 소피앙 암라바트, 한니발 메브리, 오나나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로 1월부터 결장한다. 영국의 트리뷰나는 '오나나는 네이션스컵 출전을 결정했다. 그는 이전에 맨유에 집중하기 위해 대회를 건너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네이션스컵은 1월 13일부터 2월 11일까지 진행된다. 맨유는 오나나 없이 한 달 이상을 보내야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오나나는 당초 카메룬 대표팀을 떠난 상태였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대표팀 감독과의 불화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8월 갑작스레 은퇴를 번복하고 대표팀에 돌아왔다. 지난 9월 13일 네이션스컵 예선을 시작으로 복귀전도 치렀다.

맨유로서는 오나나의 공백을 제대로 채울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오나나는 다비드 데헤아의 대체자로 올 시즌을 앞두고 맨유에 합류했다. 그간 오나나는 기복 있는 선방과 패스 능력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그가 어이없는 실수로 실점을 허용할 때마다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현재 맨유에는 오나나를 뛰어넘는 수준의 골키퍼도 없다. 오나나는 직전 리버풀전에서 8번의 선방으로 단단한 선방 능력도 과시했다.

37세의 톰 히튼과 지난여름 페네르바체에서 합류한 유망주 바인디르가 있지만,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거의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기에 오나나 만큼도 해줄 수 있을지를 장담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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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맨유는 짐 랫클리프가 구단 지분 인수 작업을 마무리 중인데, 해당 작업 이후 팀 개선과 문화 개편 작업에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랫클리프는 인수 이후 대대적인 개혁에 돌입할 계획이다. 랫클리프는 감독 교체에 대해서도 그레이엄 포터 등 일부 후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단 운영을 위한 인력 보충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SPOX'는 '맨유는 분명히 제이든 산초를 방출할 수 있다'라며 맨유의 구단 개편 계획을 전했는데, '랫클리프의 이네오스 그룹은 긍정적인 구단 문화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예정이다. 구단 정신에 맞지 않는 선수를 제거하는 데 있어서 더욱 무자비한 접근 방식이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적 수익은 초점이 아니다'라고 랫클리프의 계획을 전했다.

이어 '랫클리프는 아스널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그들은 아스널이 메수트 외질,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니콜라스 페페 등을 계약 종료하고, 새로운 문화를 도입한 방식에 경의를 표한다. 맨유 팬들도 구단의 병든 문화와 구조가 곧 재편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라며 아스널의 사례를 본받아 개편에 돌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스널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 지휘하에 여러 시즌에 걸쳐 구단 이념에 맞지 않는 선수들을 내보내는 작업을 걸쳐 착실한 구단 개편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부터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투지 넘치는 경기력으로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맨유도 아스널의 정책에 맞춰 산초를 비롯한 구단 문화에 해를 끼치는 선수들의 방출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패배로 다시 한번 리그에서 흔들리는 위기에 놓인 텐하흐 감독과 맨유가 올 시즌 안에 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난 시즌의 기세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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