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단속은 늘었지만 치료는?

윤웅성 2023. 12. 2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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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올해 단속 건수가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재범률이 높은 마약 범죄 특성상 단속만큼이나 치료와 재활도 중요한데 이를 위한 대책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기자]

대마와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배우 유아인 씨부터,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배우 이선균 씨까지 올해 내내 연예인들의 마약 파문이 이어졌습니다.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 선포 이후 적발 건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초부터 10월까지 단속된 마약 사범은 2만2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가까이 폭증했습니다.

관건은 적발된 이들이 다시 마약에 손을 대지 않도록 치료와 재활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중독성이 높은 마약은 재범률이 3명 가운데 1명꼴로 다른 범죄의 1.5배에 달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마약류 중독 예방과 치료 등 예산을 올해 85억 원에서 내년 260억 원으로 3배 이상 크게 늘렸습니다.

권역별 중독자 치료를 위해 마약류 치료보호기관도 기존 24곳에서 3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문제는 내년도 이들 기관 지원 예산은 올해 8억2천만 원에서 전혀 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동결입니다.

정부가 지정한 마약 중독자 전문 치료 병원은 전국에 모두 24곳.

이마저도 재정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절반은 최근 3년 동안 치료 실적이 아예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제 역할을 하는 곳은 겨우 두 곳에 불과합니다.

치료보호기관 수를 늘리기보다 이미 있는 곳이라도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진묵 / 인천 마약류중독재활센터장 : 치료·재활에 써야 할 예산들이 예방이나 심리 상담 정도의 예산으로 편입되면서 진짜 치료를 받고 싶은 사람들이 치료를 못 받는 상태가 돼버렸어요. 재활·치료에 집중하지 않으면 저는 공염불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성과를 내고 있는 정부의 마약 사범 단속만큼이나 이들이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치료와 재활 대책도 뒷받침돼야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신홍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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