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온양여고 수비왕 최유지가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

김아람 2023. 12. 2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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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10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1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제104회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의 공식 대회가 막을 내렸다. 여자 18세 이하부에선 부산 동주여고를 89-86으로 꺾은 충남의 온양여고가 정상에 올랐다. 온양여고는 4관왕에 오르며, 2023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특히, 3학년 최유지는 연맹회장기와 주말리그 왕중왕전 등 2개 대회에서 수비상을 받는 등 악착같은 수비로 눈길을 끌었다. 그런 최유지의 다음 행선지는 대학. 그는 냉정한 판단 끝에 프로 진출 대신 대학 진학을 택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현실적으로 생각했어요. 제 신장이 크지 않은데, 프로에 가도 바로 경기를 뛸 수 없을 거라고요. 대학 언니들과 연습 경기를 하면서 더 많이 느꼈죠. 그래서 대학에서 4년 동안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프로에 진출했을 땐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먼저 전국체전(이하 체전) 우승을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올해 출전한 대회에서 모두 입상해 너무 기뻐요. 특히, 온양여고 농구부 창단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해서 더 뜻깊은 한 해예요. 새로운 역사를 쓴 것 같아서 뿌듯해요. 

 

5월 연맹회장기와 8월 종별선수권대회, 9월 추계연맹전, 10월 전국체전 등 2023년에 4관왕을 차지했어요. 순항의 비결은 뭔가요?

선수들이 잘한 것도 있지만, 벤치에서 토킹도 많이 해주셨어요. 경기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경기력 측면에서는요?

예전부터 열심히 해왔던 체력 운동이 올해 빛을 발한 것 같아요. 덕분에 수비도 잘됐고요. 저희 풀 코트 프레스가 빨라서 상대가 공격 코트로 잘 넘어오지 못해요. 8초 룰에 걸리거나 패스미스를 하는 식으로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격권을 가져왔어요. 공격에선 팀원들의 1대1 공격이 잘 풀렸고요.

 

동계 훈련의 성과를 느낄 수 있었나요?

고등학교 1~2학년 동계 훈련 땐 뛰는 걸 주로 했는데, 올해는 연습 경기를 많이 했어요. 그 과정에서 경기 체력도 올라왔고, 상대에 대한 분석도 어느 정도 가능했어요. 상대를 알고 만나니까 긴장도 덜 하고, 우리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론 연맹회장기와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수비상을 받기도 했죠. 

저는 고등학교 진학 전까지 공격을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었어요. 수비 연습을 열심히 해서 살아남으려고 한 케이스죠.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엔 조현정 코치님께서 수비를 더 상세하게 다듬어 주셨어요. 공격에서도 저를 믿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도록 많이 지도해주셨어요. 

 

온양여고에는 전학을 온 거라고요.

서울 장평초등학교를 다니다가 5학년이 되기 전에 성남 수정초등학교로 전학을 갔어요. 농구를 하려고요. 이후엔 청솔중학교에 진학했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지금의 학교로 온 거예요. 엄마께서 “조현정 코치님이 가드로서 센스가 남다르셨다. 코치님께 배우면 도움이 많이 될 거다”라고 추천하셨거든요. (어머니께서요?) 엄마도 실업팀까지 선수 생활을 하셨는데, 코치님과 같은 팀이셨대요. 

 

농구를 시작한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 있겠군요.

(엄마가) 서울에서 클럽팀 코치를 하셨는데, 제가 엄마를 좋아해서 잘 따라다녔어요. 자연스럽게 농구를 접했고, 주말마다 클럽에서 농구를 했어요. 그러다 엘리트 농구를 배워보고 싶어서 본격적으로 농구를 하게 된 거예요. 수정초등학교에도 직접 가서 농구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간단한 테스트를 본 후에 바로 시작했어요.

 

엘리트 농구를 배워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게 많았어요. 당시엔 얼른 프로에 가서 돈을 벌고, 하고 싶은 걸 다 하겠다는 생각이었죠(웃음). 진로를 빨리 찾고 싶기도 했어요. 

 

농구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요?

사실 중학교 때까진 동계 훈련마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어요. 그런데 힘들다는 이유로 그만두기엔 아깝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또, 제 키가 작은 편이라 주변에서 "쟤는 빨리 그만둘 거다. 포기할 거다"라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더 이 악물고 했죠. 그런 말이 동기부여가 됐어요. 

 

고등학교 동계 훈련도 매번 힘들었을 텐데요.

중학교 땐 운동이 힘든데, 코치님도 무서우셨어요. 훈련이 끝나면 다정하셨지만, 운동 때는 엄청 무서웠어요(웃음). 고등학교 와서는 (조현정 코치님이) 좀 더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어요. "나중에 다 돌아온다. 힘들어도 좀 더 뛰어야 한다"라는 격려도 받았고요. 그리고 중학생 때 힘들게 운동했던 게 (고등학교 와서)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최유지 선수의 장점도 소개해주세요.

저는 스틸에 자신 있어요. 상대방이 드리블하고 있을 때 뺏는 수비요. 그리고 팔이 길어서 다른 선수보다 볼에 더 많이 닿는 편이에요. 공격에서는 돌파를 선호해요. 파울을 얻을 수 있고, 자유투를 쏠 수도 있어요. (자유투에 자신이 있나 봐요) 연습을 많이 해서 성공률이 높은 편이에요. 

 


반면, 개선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미드-레인지 점퍼가 좀 부족해요. 바로 뜰 수 있는 다리 힘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어요. 대학 가면 힘이 센 언니들이 많으니까 몸을 더 키워야 해요.

 

드래프트 참가 대신 대학 진학을 택한 배경이 있나요?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현실적으로 생각했어요. 제 신장이 크지 않은데, 프로에 가도 바로 경기를 뛸 수 없을 거라고요. 대학 언니들과 연습 경기를 하면서 더 많이 느꼈죠. 그래서 대학에서 4년 동안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프로에 진출했을 땐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대학에서 이루고 싶은 것도 이야기해주세요.

팀에 가서 적응을 빨리 마치고, 팀원들과 손발을 맞춰서 우승을 또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우승의 기쁨을 알기에 더 간절한 것 같아요. (플레이) 욕심을 덜어내고, 팀을 위해 지금처럼 희생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요?

대학 선발에도 뽑히고 싶어요. 그리고 심판이나 기록 관련 자격증도 취득해보려고요. 농구와 관련돼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하려고 해요. 

 

롤 모델이 있는지 궁금해요. 

너무 많아요. 일단, 신이슬 언니(용인 삼성생명)요. 농구도 잘하고, 센스도 있으세요. 패스 능력도 좋고,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선수예요. 이슬 언니가 경기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바뀌는 느낌이에요. 그런 점을 닮고 싶어요. 그리고 문성곤(수원 KT) 선수의 허슬 플레이와 궂은일도 멋있어요. 

 

목표도 전해주세요.

지금까지 부상 없이 해 온 것처럼 대학에서도 다치지 않고, 팀에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어요. 대학에서 더욱 갈고 닦아 프로 진출의 꿈도 이루고 싶고요. 패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도 있지만, 승리로 얻는 경험도 많아요. 그런 경험을 많이 쌓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감독님과 코치님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감독님께선 저희 몸을 잘 챙겨주시고,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덕분에 결과도 만족스럽고, 입상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저를 믿어주신 코치님께선 제 부족한 점을 채워주셨어요. 주변에서 코치님이 카리스마 넘친다고들 하시는데, 반전 매력도 있으신 분이에요. 감독님과 코치님의 제자라고 말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감사드립니다.


사진 = 본인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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