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다고 생각하는데 멋 들었다고” KIA 28세 수비왕은 증명했다…10%의 미학과 신념

김진성 기자 2023. 12. 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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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KIA 박찬호가 유격수 수비상을 수상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평범했다고 생각하는데 멋 들었다고…”

KIA 타이거즈 ‘수비왕’ 박찬호(28)에겐 과거 두 가지 오해가 따라다녔다. 하나는 수비가 화려하고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 또 하나는 스윙이 크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전부 오해였다. 박찬호는 스스로 그게 오해라는 걸 증명했다.

박찬호/마이데일리

박찬호는 올해 오지환(33, LG 트윈스)과 유격수 공동 수비왕을 차지했다. 단, 세부점수를 따져보면 수비 지표점수는 오지환이 좀 더 높았다. 박찬호는 올해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 0.986으로 리그 5위, 병살처리율 68.8%로 리그 1위였다. WAR 4.14로 리그 22위 및 유격수 1위였다.

또한, 올해 130경기서 타율 0.301 3홈런 52타점 73득점 30도루 OPS 0.734 득점권타율 0.355였다. 공수겸장 유격수이자 KBO리그 탑클래스 유격수로 도약한 시즌이었다. 골든글러브를 오지환에게 내주긴 했지만,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2등의 품격’을 드러냈다.

그런 박찬호는 지난 22일 코미디언 김태원, KIA 출신 서동욱이 진행하는 유튜브 야구찜에 출연, 자신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았다. 우선 수비를 두고 “그냥 너무 평범하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멋이 들어갔다고 하더라”면서 “확실히 저만의 수비 신념 같은 게 있다”라고 했다.

서동욱은 김기태 전 감독 시절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수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다고 회상했다. 박찬호는 “만약 한 바운드를 자르지 않으면(한 박자 빨리 대시해서 수습 시도) 이건 100% 내야안타다. 그런데 자르러 들어가며 아웃을 시킬 수도 있고 실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아웃 시킬 확률이 10%라도 늘어나요. 그러면 시도를 해야죠. 아웃 시킬 확률이 요만큼이라도 더 있으면(실책 리스크가 있어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국내 대부분 수비코치가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책을 줄이면 자신의 수비 관련 스탯은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안타를 내주면서 팀이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반대로 10%의 아웃 확률을 높이려다 실책이 나오기도 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온 적이 더 많았다. 이 과정에서 화려하다고 한다면, 어폐가 있다.

홈런 스윙도 해명했다. 박찬호는 “다들 홈런스윙이라고 하는데, 지금이랑 다를 게 없다. 공을 잘 맞추느냐 못 맞추느냐 그 차이다”라고 했다. 과거 박찬호는 지금과 달리 컨택 능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제 박찬호는 자신의 타격 자세에 맞춰 패스트볼과 변화구 모두 능숙하게 공략한다.

서동욱이 명확하게 설명했다. “포인트가 늦으면 같은 스윙이더라도 커 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말 안 한다. 늦으니까 빨리 나와야겠고, 내가 갖고 있는 스윙 궤도의 매커니즘이니까. 다른 사람들 눈에는 홈런 스윙 하냐고 하지만 그게 아니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내가 그걸로 얼마나 욕 먹었는지 모른다. 그게 스윙이 큰 게 아니라 늦은 것이다. 직구를 쳐야할지 변화구를 쳐야할지 헷갈리니까. 그래서 직구 타이밍이 늦고 이러니까 스윙이 커져 보이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2023년 7월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KIA-SSG의 경기. 박찬호/마이데일리

이제 박찬호에게 스윙이 크다, 화려한 수비를 한다고 고정관념을 갖는 사람은 없다. 박찬호는 실력으로 증명했다. 물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안 다쳤으면 3할 못 쳤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시즌 막판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 인대를 다치면서 2주 정도 타석에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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