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25일에 성탄절 기념… 100여년 만에 처음

이지민 2023. 12.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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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1917년 이후 처음으로 12월25일에 성탄절을 지낸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러시아의 영향력을 지우고자 지난 7월 성탄절을 12월25일로 바꾸는 법을 도입했다.

이어 "우리(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일부"라며 성탄절을 12월25일에 기념하게 된 데 "러시아에서 벗어난다기보다는 우리가 속한 유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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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1917년 이후 처음으로 12월25일에 성탄절을 지낸다.   

영국 BBC방송은 우크라이나가 이달 25일에 성탄절을 맞는 것이 1917년 이후 처음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정교회를 믿는 일부 국가는 세계 표준인 그레고리력과 13일 차이가 나는 율리우스력을 기준으로 매년 1월7일을 성탄절로 기념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러시아의 영향력을 지우고자 지난 7월 성탄절을 12월25일로 바꾸는 법을 도입했다. 이에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각 교구 결정에 따라 12월25일에도 성탄 미사를 드릴 수 있게 허용했고, 올해부터는 아예 국가 차원에서 성탄절을 12월25일로 정해 놓았다.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중앙역 광장에서 우크라이나 전통 의상을 입은 공연단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성탄절을 준비하는 모습도 상당 부분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 있는 작은 마을 클라우디에보-타라소베에는 크리스마스트리에 다는 공 모양 장식물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 전쟁 뒤 러시아군이 한 달간 이곳을 점령하면서 완전히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현재는 직원의 3분의 1 정도가 돌아와 성탄절을 앞두고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직원들이 손으로 하나하나 칠하고 그림을 그린 트리 장식은 이제 우크라이나 곳곳으로 보내진다.

공장에서 수 ㎞ 떨어진 곳에는 부차시(市)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최악의 비극으로 꼽히는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곳이다. 부차 성 안드레아 성당 옆 추모관에는 전쟁 초반 러시아에 살해된 민간인 수백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성당의 안드리 신부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연결돼 있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이웃이라는 맥락을 거두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일부”라며 성탄절을 12월25일에 기념하게 된 데 “러시아에서 벗어난다기보다는 우리가 속한 유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리 신부는 부차 학살과 관련해 용서를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느님은 죄인을 용서하시지만, 오직 참회하는 이들만을 용서한다”며 “러시아인들이 죄와 잘못을 참회한다는 것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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