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N이슈] 자로 때리고 송곳 찌르고‥새마을금고 또 '직장 괴롭힘'
[뉴스데스크]
◀ 앵커 ▶
'직장에서 맞았다'는 피해 신고가 올해만 예순다섯 건.
시민단체 '직장 갑질 119'의 발표인데요.
실제로 자로 때리고 송곳으로 찌르는, 믿기 힘든 폭력이 어느 직장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괴롭힘 근절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새마을금고에서 생긴 일입니다.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팀장 앞에 불려온 직원이 야단을 맞고 있습니다.
갑자기 아랫도리로 손을 뻗자, 직원은 뒷걸음질치며 몸을 피합니다.
[피해 직원] "'성기를 대라. 잘못했지. 갖다 대'라고. 만지려고 그러니까 너무 싫은 겁니다."
이번엔 들고있던 노트를 힘껏 치켜들더니 머리를 때리려고 합니다.
[피해 직원] "한번 맞아본 경험이 있으니까 막은 거거든요. 놔뒀으면 분명히 맞았을 겁니다."
영상이 촬영된 곳은 경기도의 한 새마을금고.
두 사람은 입사 한 기수 차이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지만 사실 지금은 같은 팀도 아닙니다.
[새마을금고 팀장 (음성변조)] "물리적 폭력이라고 한 게 얼차려, 앉았다 일어났다, 헤드락 이것도 폭력이라면 그건 한 건 맞습니다."
폭력 수위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손가락 마디 사이를, 자를 세워서 내리쳤다고 합니다.
[피해 직원] "이걸 이렇게 때리는 게 아니라 이렇게 댄 다음에 여기로 이렇게 내려찍습니다, 두 손을. 찍어서 딱딱 소리가 나잖아요. 팍 찍어요. 특히 여기가 아프죠. 여기보다는 여기가 아프죠. 아픈 데를 잘 알고 있어요."
아파하는지 표정까지 살피며, 송곳으로 손가락 사이를 찔렀다고도 했습니다.
[피해 직원] "이거를 찌르는데 제일 아픈 데가 여기 연한 살 여기잖아요. 이런 데를 찔러서 표정을 보더라고요. 여기는 안 찔러요. 여기가 제일 아프니까."
쉽게 믿기지 않아, 피해자가 알려준 팀장 책상을 확인해봤습니다.
연필통 안에 20센티미터 철제 자, 그리고 날카로운 송곳이 꽂혀있었습니다.
[새마을금고 팀장 (음성변조)] <이걸로 0 과장님 손 혹시 때린 적 있으세요?> "예전에 있었어요. 예전 채권팀 있을 때." <또 하나는 이게 송곳이잖아요. 송곳으로 손가락 사이 찌르신 적 있으세요?> "네, 있습니다. 예전에. 그때도 채권팀이었습니다."
몇 년 전 같은 팀일 때 한 번 그런 적이 있었다고 했지만, 자로 맞고 송곳에 찔린 직원들은 더 있습니다.
팀장을 피해 다른 지점으로 옮기기 전, 그러니까 불과 몇 달 전까지도 당했다고 합니다.
[피해 직원 A (음성변조)] "송곳으로 찌르거나 자로 때리고 그런 건 똑같이 저도 당했습니다."
[피해 직원 B (음성변조)] "말도 안 된다고 느끼겠지만 찔려가지고 피도 나고 그랬었어요."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차기 팀장 후보라 더 엄하게 했다.'
모두 회사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변명은, 여느 가해자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새마을금고 팀장 (음성변조)] "개인적으로 악감정이 있어서 혼내고 뭘 했었으면 형사처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의도야 회사 일이 잘 되기 위해서…"
MBC 취재 직후,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해당 팀장을 직위해제했습니다.
그리고 즉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피해 직원은 조사가 끝난 뒤 닥쳐올 2차 가해가 더 두렵다고 했습니다.
[피해 직원] "신고하면 보복할 것 같아서 사람들이 다 말을 못해요. 당연히 절 버리겠죠. 부속품이잖아요, 저희는. 더 중요한 부속품이 필요한 겁니다. 제가 바로 버려질 겁니다."
여성 직원들에게 밥을 짓게 하고, 수건 빨래를 시켰던 직장 내 괴롭힘.
작년 8월 MBC의 폭로 이후, 새마을금고 측은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뿌리 깊은 괴롭힘은 이후로도 변한 게 없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이준하 / 영상편집: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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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상용,이준하/영상편집: 김현국
차주혁 기자(ch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607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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