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 재회의 기적을"…뿌리 찾는 벨기에 입양동포

YTN 2023. 12. 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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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저마다의 소원을 엽서에 적어 트리에 걸곤 하죠.

벨기에에선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꿈꾸며 친가족을 찾는 입양동포가 있습니다.

전 세계 한인들의 다양한 삶을 소개하는 <글로벌 코리안>, 이번 시간엔, 뿌리 찾기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영상 편지를 보낸 입양동포 사연입니다.

[마리즈 조세 / 벨기에 입양동포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마리즈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5살 반 때 벨기에로 입양됐습니다. 친부모를 꼭 만나고 싶어요.]

'크리스마스의 기적' 꿈꾸는 벨기에 입양동포

[마리즈 조세 / 벨기에 입양동포 :어릴 땐 친구들이 '칭챙총', '레몬색 얼굴' 등 인종차별적인 말을 해서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어린아이들은 특히 철이 없잖아요. 그럴 때마다 '난 외국인이 아닌데 왜 나를 외국인 취급하지, 입양된 것뿐이고 내가 벨기에에 오게 해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이런 생각이 자꾸만 들었죠. 벨기에 가족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던 것 같아요. 양부모님은 건강과 재정에 모두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16살에 학업을 멈추고 부모님을 돕기 위해 일을 해야 했어요. 결국, 18살에 양부모를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했어요. 간호사가 되는 공부를 하고 병원에서 일했는데, 길게 일하지는 못했어요. 22살에 첫째 딸을 낳았거든요. 그리고 42살,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갔고 4년 전부터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현재 벨기에 몽스 시청의 재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죠.]

한국인 뿌리 잘려나간 뒤

메꿔지지 않는 공허함

한인 입양인들과 만나며

마음의 상처 치유

[마리즈 조세 / 벨기에 입양동포 :저는 한국인이지만, 한국말을 못하잖아요. 어느 순간 한국인 뿌리가 잘려나갔고 한국과의 연결 고리가 사라진 거죠. 인종차별까지 겪으면서 오랜 시간 마음이 공허했어요. 지금은 다시 한국을 알아가려고 발걸음을 내딛는 단계예요. 올해 2월, 큰마음 먹고 처음 벨기에한인입양인협회를 찾았어요. 설날 행사였는데, 협회 사람들을 만나고 5월부터 모임에 엄청 열심히 참여했죠. 지금은 벌써 임원이 됐어요. 어제도 행사가 있었는데, 어떤 분이 저에게 와서 이런 마법 같은 시간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에 다시 관심을 갖고 입양인 모임을 시작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어요.]

평생 못 잊는 '한국 김치 맛'

"모국에서 5살 소녀의 삶 돌아보고 싶어요"

[마리즈 조세 / 벨기에 입양동포 : 친가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해요. 입양 서류에 남아 있는 정보가 없거든요. 서류상으로는 제가 부산에서 생후 2개월 무렵 버려졌다고 나와요. 몸이 안 좋아 병원에 맡겨졌고, 두 달 정도 병원에 있다가 보육원에 보내졌대요. 그곳에서 5년 반을 머물렀죠. 아이들이 모두 같은 방에서 잔 기억이 나요. 일어나면 이불을 개서 장롱에 넣었죠. 한국 다큐멘터리에서도 제 기억과 비슷한 장면을 본 것 같아요. 또 다른 건 김치 맛인데요. 10~15년 전쯤에 김치를 처음으로 먹었는데, 먹자마자 '이거 아는 맛인데!' 하고 바로 좋아하게 됐죠. 부산을 간다면 마치 성지순례와도 같을 거예요. 5살 반 이후로 처음 한국에 가는 거니 거꾸로 저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겠죠.]

크리스마스 소원은 '가족 찾기'

"이 편지가 한국 가족에게 닿길 바라요"

[마리즈 조세 / 벨기에 입양동포 : 당신이 아직 살아 계시면, 만일 하나 아니라고 해도 저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셨을지 모르죠. 저의 존재를 아는 사람, 저를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꼭 만나고 싶어요. 저는 태어났을 때 무릎에 큰 상처가 있었어요. 그런 아이를 찾으신다면, 그 아이가 바로 저일지도 모르겠어요.]

마리즈 조세 (오현자)

1971년 5월 부산 출생

생후 2개월 무렵 유기

1976년 12월 벨기에 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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