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두산’ 트레이드 복덩이로 불렸는데…왜 FA 협상 더뎌지나 “레벨 맞게 최선 다할 것”
[OSEN=이후광 기자]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해 트레이드 복덩이로 거듭난 홍건희(31)의 FA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홍건희 잔류 기조를 세운 두산과 두산에 남고 싶은 홍건희의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2023-2024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두산 베어스가 내세운 목표는 크게 4가지였다. 시즌 종료 후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양석환, 홍건희의 잔류, 2023시즌 원투펀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과의 재계약이었다.
새해를 약 일주일 앞둔 현재 두산은 목표의 75%를 달성했다. 첫 성과는 FA 최대어로 불린 양석환 잔류였다. 지난달 30일 첫 4년 계약 총액 최대 65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총액 39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에 4년 계약이 끝난 뒤 구단과 선수의 합의로 발동되는 2년 13억 원의 뮤추얼 옵션이 포함된 FA 계약을 체결, 중심타선과 1루수 전력을 그대로 유지시켰다.
외국인투수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 결과 지난 21일 알칸타라와 총액 150만 달러, 브랜든과 113만 달러에 계약하며 2년 만에 가을야구 복귀를 이끈 원투펀치와 동행을 연장했다. 동시에 2023시즌 함께한 호세 로하스와 결별하고 2022시즌 KT 위즈에서 잠시 뛰었던 헨리 라모스를 70만 달러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금액에 영입했다.
FA 최대어를 잔류시키고 외국인선수 농사까지 마친 두산의 남은 과제는 이제 단 하나. 홍건희와의 잔류 협상이다.
두산은 11월 30일 홍건희 측 에이전트를 처음 만났다. 첫 만남부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양 측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고, 큰 소득 없이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두산 관계자는 당시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단 홍건희 측과 전체적인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FA 시장 상황을 조금 더 파악한 뒤 다음 만남을 계획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로부터 3주가 넘게 흘렀지만 다음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 사이 홍건희가 에이전트를 교체했고, 두산 구단은 계속해서 FA 불펜투수들의 동향 및 홍건희의 시장 내 수요를 파악했다. 두산과 홍건희는 해를 넘겨 1월부터 다시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두산 구단의 입장은 명확하다. 홍건희 잔류 기조를 유지하되, 샐러리캡 기준에 부합하는 조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두산 관계자는 “현재 샐러리캡을 타이트하게 맞춰놓은 상태다. 우리가 생각하는 홍건희 계약의 적정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을 벗어나지 않으면 FA 계약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홍건희의 레벨에 맞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고 역시 기준선을 언급했다.
아직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 오가지 않은 만큼 내년이 돼야 두산과 홍건희 측의 의견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기준과 홍건희의 요구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좁히는 게 관건이다.
홍건희는 지난 2020년 6월 류지혁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해 인생을 바꿨다. KIA에서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제구 난조로 인해 방황을 거듭했던 그는 두산 이적과 함께 제구가 되는 강속구를 힘차게 뿌리며 리그 정상급 뒷문 요원으로 거듭났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트레이드 전까지 약 10년 동안 347이닝을 담당한 홍건희는 두산 이적 후 올해까지 불과 4시즌 만에 254⅔이닝을 달성했다. 2020시즌 68⅔이닝을 시작으로 2021년 74⅓이닝, 2022년 62이닝, 올해 61⅔이닝을 소화하며 두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 기간 12승 44세이브 39홀드를 수확했다.
홍건희는 올해 두산 이승엽호의 클로저로 낙점되며 뒷문지기 역할까지 수행했다. 부진으로 인해 막바지 정철원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64경기 1승 5패 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06의 성적으로 스토브리그 전망을 밝혔다.
홍건희는 지난 2021년부터 3년 연속 두산 투수조장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