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설득 목표, 대선 앞둔 바이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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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스라엘을 설득해 가자지구 군사작전 축소를 유도하겠다는 외교 목표를 세우면서 내년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러시아에 책임을 묻는 미국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던 인권 단체들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고 맹비난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NYT는 "가자지구와 관련해 미 정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악감정은 단기간에 미국의 다른 외교적 목표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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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포옹 전략 통할지 관심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미국이 이스라엘을 설득해 가자지구 군사작전 축소를 유도하겠다는 외교 목표를 세우면서 내년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내부 분열을 봉합할지 주목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세계 무대에서 고립되고 민주당 내부는 물론 젊은 유권자,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보복 공습과 지상전을 이어 가면서 가자지구에서는 사망자가 2만명 넘게 나오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반면 미국은 공개적으로는 압박하는 대신 조언을 통해 전쟁 억제를 꾀하고 있다. 이런 전략이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미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바이든 대통령 등이 이스라엘과 중동을 방문한 이후 일주일 일시 휴전, 인질 석방 등의 성과를 보였으나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와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미흡했다. 내년 1월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을 보다 정밀화·표적화해 민간인 희생을 줄이도록 설득하고 있는 바이든 정부의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바이든 정부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개적으로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면서 이면에서는 자제를 압박하는 일명 '곰의 포옹'(bear hug) 전략이 군사작전 변경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미 국무부에서 25년간 중동 문제를 다룬 에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국제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압박으로 이스라엘이 정책 노선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마법 같은 것"이라며 "전장의 역학은 우리의 통제 범위를 넘어선다"고 꼬집었다.
내년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론조사에서 미국 20대 젊은 유권자들은 팔레스타인 쪽에 더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민주당 내 진보 인사들은 이스라엘이 미국산 무기를 전쟁에 쓰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셈법은 복잡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에 강경한 쪽으로 선회할 경우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진영에서 반대하고 나설 개연성이 있다. 바이든 정부의 이런 입장은 국제적으로도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국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거부했다가 '적대행위 중단'에 관한 문구를 빼는 등 결의안에 대해 '물타기'를 한 끝에야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이 현재 "방어적으로 웅크리고 있는 모양새"라며 "프랑스, 캐나다, 호주, 일본 같은 동맹국들과도 대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국제법과 인권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국제사회를 결집하는 리더십을 발휘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다. 러시아에 책임을 묻는 미국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던 인권 단체들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미국이 지원하고 있다고 맹비난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NYT는 "가자지구와 관련해 미 정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악감정은 단기간에 미국의 다른 외교적 목표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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